일상 서비스 잇따른 사고에 개인정보 관리 비상

일본 내 기업과 기관에서 유출되었거나 유출 우려가 제기된 개인정보의 총량이 올해 들어 3억 2,900만 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과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약 90배나 급증한 수치다. 특히 택배, 철도, 항공 등 국민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서비스 분야에서 대형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체계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30일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사이버보안 전문업체인 마크니카가 1월부터 10월 27일까지의 자료를 집계한 결과 올해 누적 유출 규모는 3억 2,900만 건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24년 370만 건, 지난해 3,300만 건이었던 수치와 비교해 각각 약 89배와 10배에 달하는 폭발적인 증가세다. 올해 공표된 유출 사고 건수만 해도 224건으로 지난해 전체 발생량의 2.7배를 기록했으며, 이번 달에만 109건이 터져 나왔다. 다만 이번 집계에는 중복된 기록과 유출 가능성이 있는 정보가 모두 포함되어 있어, 실제 피해를 입은 인원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물류·모빌리티 기업의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 물류업체인 사가와큐빈은 지난 23일, 고객의 성명과 주소, 전화번호를 포함한 최대 5,323만 건의 정보가 유출되었을 가능성을 공식 발표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타임즈카에서도 암호화 처리가 된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 이미지 약 146만 건이 외부로 전송된 정황이 포착되었다. 타임즈카 측은 이용자들에게 3,000엔 규모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타임즈카는 회원이 탈퇴한 이후에도 신분증 이미지를 7년 동안 보관해 온 사실이 드러나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업체 측은 사고 이후 회원가입 확인 절차가 완료되면 즉시 이미지를 폐기하는 것으로 방침을 수정했으며, 기존에 보관 중이던 데이터도 10월 말까지 모두 삭제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일부 이용자들은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연쇄적 시스템 공격과 항공·금융권의 위기

단일 업체에 대한 공격이 여러 기업의 고객 정보 위기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도 관찰되었다. 이메일 발송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미루링크가 외부의 부정 접근을 받아 5,162만여 건의 정보가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JR도카이, JR서일본, JR규슈의 신칸센 예약 시스템에서도 약 17만 건의 회원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리소나은행을 비롯한 금융권까지 그 여파가 미쳤다.

항공업계 역시 보안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일본항공(JAL)과 일본트랜스오션항공은 지난 28일, 외부 예약 시스템을 통해 약 9만 2,000명분의 예약 정보가 노출된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중 약 2,000명에 대해서는 여권번호와 연락처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전일본공수(ANA) 또한 29일 동일한 시스템에서 고객 정보가 노출되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마크니카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이 겪은 랜섬웨어 피해는 올해 231건으로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의 고도화로 인해 보안이 취약한 시스템을 자동으로 찾아내 광범위하게 공격하는 수법이 확산한 것이 이번 유출 사고 급증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