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공정 넘어 재난·돌봄 현장까지 침투하는 '피지컬 AI'

인공지능(AI)이 단순한 디지털 공간을 넘어 물리적 실체와 결합한다. 경기도와 시흥시는 28일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미래모빌리티동에서 '경기도 피지컬 AI 대전환 선포식'을 개최하고, AI를 로봇 및 기계 장치에 접목하는 '피지컬 AI' 기술을 제조 현장은 물론 재난 대응과 일상 돌봄 영역까지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총 66개 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다.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 실제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 AI 기술은 '안전한 경기도'를 구현하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우선 제조 공정에서 기술의 안정성을 검증한 뒤, 이를 소방 및 재난 현장과 돌봄 서비스 분야로 단계적으로 넓혀갈 계획을 세웠다.

66개 기관 협의체 가동과 단계별 로드맵

기술 도입의 구체적인 실행은 '경기도 피지컬 AI 협의체'가 주도한다. 두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보티즈와 같은 로봇 전문 기업을 비롯해 서울대학교, 한국공학대학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그리고 경기도와 성남시, 시흥시 등 총 66개 기관이 뜻을 모았다. 협의체는 절단, 성형, 정밀가공, 조립 및 검사, 물류자재 등 제조 공정별로 분과를 나누어 운영된다. 이를 통해 기술이 필요한 기업과 공급 기업, 연구 기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현장의 과제를 발굴해 공동 실증을 추진한다.

경기도의 로드맵에 따르면, 이미 성남 산업단지 내 9개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피지컬 AI 도입 컨설팅을 완료했으며 현재 3개 공정에서 기술 검증이 진행 중이다. 2027년부터는 소방, 재난, 건설 현장 등 위험도가 높은 분야로 실증 범위를 넓히고 돌봄 로봇 시험에 돌입한다. 이어 2029년부터는 장애인과 어르신의 낙상 방지 및 생활 보조를 돕는 일상 돌봄 분야로 기술 확산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30억 규모 확산센터 구축과 시흥시의 역할

기술 지원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경기도 피지컬 AI 확산센터'는 시흥시 정왕어울림센터에 조성된다. 경기도는 센터의 구축과 기업 컨설팅, 제조 공정 실증 및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2027년 3월까지 총 30억 800만 원의 도비를 투입한다. 확산센터는 기업의 수요를 파악해 최적의 기술을 발굴하고, 센터 내 검증을 거쳐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단계별 지원 체계를 갖춘다.

시흥시는 시화국가산업단지와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의 제조 인프라를 서울대 시흥캠퍼스 및 한국공학대 등 교육·연구 기관과 연계할 계획이다. 경기도와 협력해 지역 기업의 기술적 요구를 파악하고, 로봇 기업 및 연구소와의 협력을 강화해 확산센터의 현장 적용 사업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확인한 피지컬 AI의 실질적 활용상

이날 행사에서는 기술의 실제 활용 사례를 보여주는 다양한 시연이 펼쳐졌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은 꽃의 색상을 식별해 분류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마음AI는 순찰용 '진도봇 가드'와 로봇 관리 시스템을 선보였다. 로보케어는 반려 로봇 '케미프렌즈'를 통해 말벗 기능과 실내 모니터링 등 돌봄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화성소방서가 공개한 무인 소방 로봇 '파이로(FIRO)'는 AI 열화상 기술을 활용해 연기가 가득한 환경에서도 17m 거리의 대상을 식별할 수 있어, 소방관의 수색 업무를 돕는 핵심 장비로 주목받았다.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피지컬 AI가 디지털을 넘어 실제 산업과 일상으로 확장되는 중대한 전환점임을 강조하며 민·관·학의 협력을 당부했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지역 기반과 확산센터를 연계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으며,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노동자와 소방관 등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기술이 이번 대전환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