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 폭증에 따른 수익성 악화

중국의 대표적인 로봇 제조 기업인 유니트리(위수커지)가 상장 이후 첫 실적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유니트리는 매출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으나, 연구개발(R&D)을 위한 공격적인 지출로 인해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재경과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유니트리가 공시한 3분기 매출액은 6억 6504만 위안(약 13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93% 급증했다. 하지만 지배 주주에게 귀속되는 순이익은 1억 1269만 위안(약 226억 원)에 그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37% 줄어들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였던 2억 2400만 위안(약 449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제일재경은 이번 3분기 순이익이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도 49.55%나 급격히 떨어진 수치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수익성 저하의 주된 원인은 R&D 비용을 포함한 투자 지출의 확대에서 찾을 수 있다. 3분기 동안 유니트리가 투입한 R&D 비용은 1억 2700만 위안(약 255억 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9.58%라는 기록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해당 비용은 전체 매출액의 약 19%를 차지하며 실적에 상당한 압박을 가했다.

올 1~3분기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전년 대비 55.71% 증가한 18억 1700만 위안(약 3648억 원)을 기록했다. 지배 주주 귀속 순이익은 3억 8700만 위안(약 7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0.5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으나, 이는 전년도의 대규모 일회성 주식기준 보상 비용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고 계산할 경우, 순이익은 오히려 전년보다 약 18% 감소한 셈이다. R&D 비용 역시 2억 6300만 위안(약 5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1.48% 증가했다.

피지컬 AI 기술 확보를 위한 공격적 행보

유니트리 측은 피지컬 인공지능(AI) 분야의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로봇의 핵심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체화대형모델(ELM)'과 연산력을 뒷받침할 컴퓨팅파워 관련 투자를 대폭 늘렸으며, 전문 인력 확충과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제무역·경제협력 연구원의 저우미 연구원은 로봇 산업의 핵심 기술 경로가 아직 정립되지 않은 단계이기에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기술적 노력의 결과로 유니트리는 최근 '보디가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신규 휴머노이드 모델인 'H2-X 쿵푸 레전드 가디언'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왕싱싱 유니트리 최고경영자(CEO)는 피지컬 AI 기술이 이미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르면 1~2년, 길어도 2~3년 내에는 기술적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과 규제 리스크

그러나 중국 내 휴머노이드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IDC 등 시장조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휴머노이드 출하량 순위에서 애지봇(즈위안)이 유니트리를 앞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로봇 산업에 대한 투자 열기도 식어가는 추세다. 중국 산업 데이터 분석 업체인 NE시대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피지컬 AI 분야 투자액은 지난 8월 194억 위안에서 한 달 만인 9월 116억 위안으로 40.1% 급감했다.

대외적인 리스크도 존재한다. 높은 주가와 세금 문제, 그리고 미국이 중국산 데이터센터용 장비 사용을 금지할 가능성 등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여기에 중국 당국의 규제 기조도 강화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휴머노이드 기업들의 상장 심사 기준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단순히 대규모 투자를 받거나 시제품을 내놓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매출 창출 능력과 적자 축소 가능성, 그리고 기술 혁신을 입증해야 상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유니트리의 주가는 8월 상장 이후 55% 가까이 폭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으며, 최근 2주 동안은 65% 이상 급등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