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감소 뚫고 터진 1조 8000억 규모의 대형 M&A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골프 산업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골프장 이용객 수가 정점을 지나 하락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골프장 운영사를 향한 자본 시장의 움직임은 여전히 뜨겁다. 수요가 위축되는 시장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이 거액을 투입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투자은행(IB) 및 골프 업계의 정보에 따르면, 리조트와 골프장을 운영하는 더시에나그룹과 씨엘자산운용 컨소시엄이 MBK파트너스로부터 골프존카운티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거래에서 산정된 기업가치(EV)는 차입금을 포함해 약 1조 8000억 원 규모다. MBK파트너스는 주주 간 계약에 명시된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을 활용해 골프존그룹의 지주사인 골프존홀딩스가 보유한 지분까지 매각 범위에 포함했다. 이에 대해 골프존홀딩스 측은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적 성장과 사업 확장 모델의 성과

골프존카운티의 지난해 경영 지표를 살펴보면 매출액 2852억 원, 영업이익 81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100원당 약 28원의 이익을 창출하는 28.4%의 영업이익률을 보였으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491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산출했을 때 기업가치는 매출액의 약 6.3배, 영업이익의 22.2배, EBITDA의 12.1배 수준이다. 다만 이러한 배수는 전년도 실적에 근거한 것이므로 실제 투자 적정성과는 별개로 판단해야 한다.

MBK파트너스는 2017년 골프존카운티를 인수한 이후 2018년 114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직접 운영과 임차 운영을 병행하며 사업 규모를 확장해 왔다. 2026년 8월 말 기준으로 운영 중인 골프장은 22곳까지 늘어났으며, 총 478홀의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 이는 인수 당시 11곳이었던 운영 시설이 크게 확대된 결과다. 투자 이후 매출은 약 5배, 영업이익은 약 6.7배 급증하며 실적 개선을 이뤄낸 뒤 경영권 매각 단계에 진입했다.

현재 운영 중인 478홀 중 333홀은 직접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145홀은 임차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자산 확보 측면에서는 직접 보유 비중이 69.7%로 높지만, 유지 및 보수 비용의 부담이 따른다. 반면 30.3%를 차지하는 임차 방식은 자산 취득 부담은 낮추되 임대료 지출이 발생한다. 두 전략을 혼합해 운영망을 넓혔으나, 향후 수익성은 각 골프장의 임대료와 관리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제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위축되는 골프 수요와 새로운 주인의 과제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2026년 3월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전국 524개 골프장의 이용객은 약 4641만 명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2022년 5058만 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3년 4772만 명, 2024년 4741만 명으로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2년과 비교하면 이용객이 약 417만 명(8.2%)이나 증발한 셈이다.

홀당 평균 이용객 역시 2024년 4557명에서 2025년 4430명으로 127명 줄어들었다. 이용객 구성은 비회원제 골프장 372곳이 3184만 명(68.6%)을 차지하며 회원제(152곳, 1457만 명)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용객 감소 국면에서는 입지와 이용료, 고객층에 따른 실적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어, 단순히 운영 홀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성장을 보장하기 어렵다.

새로운 경영권을 갖게 된 더시에나그룹은 골프존카운티의 인프라에 자사의 프리미엄 호스피탈리티 역량을 결합하는 전략을 세웠다. 라운드 중심의 소비를 숙박과 식음료(F&B) 영역까지 확장해 추가 매출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는 고객 유입과 객단가를 동시에 높여야 하는 도전적인 과제다.

재무적 부담 또한 변수다. 골프존카운티의 순차입금은 약 9500억 원에 달하며, 메리츠증권은 컨소시엄의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 지원을 검토 중이다. 인수금융은 초기 자본 부담을 덜어주지만 이자와 원금 상환 의무를 수반한다. 1491억 원의 EBITDA가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지만, 실제 상환 능력은 기존 차입금과 향후 투자 지출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골프존홀딩스와의 갈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골프존홀딩스는 기존의 경영권 보장 및 IPO 협력 약속을 근거로 이번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또한 자신들이 임대한 골프장 4곳에 대해 기존의 낮은 임대료와 무보증금 조건을 변경하겠다고 밝혀, 향후 골프존카운티의 비용 구조와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