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서울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한층 강화된 전략적 파트너십 단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목요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기술, 국방, 에너지, 공급망 등 다각적인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히기로 뜻을 모았다.

첨단 산업 및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이재명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와 산업 부문의 전략적 협력을 공고히 하고,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첨단 산업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양국이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를 포함하며, 인공지능(AI), 양자 기술, 바이오 기술 및 우주 산업에 대한 공동 연구와 기술 혁신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EU의 산업 가속화법(Industrial Accelerator Act)과 관련하여, 한국 기업들이 EU 회원국 기업들과 차별 없이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독일 측의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한국 방산 기업들이 독일 기업들과의 합작 투자나 공동 개발을 통해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 이번 방문은 독일 총리가 한국을 찾은 지 3년 만의 일이며, 양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더한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그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공급망 안정과 글로벌 질서 수호

이 대통령은 개회사를 통해 양국이 세계적인 제조 강국으로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새로운 성장 엔진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정치·안보, 경제·과학·기술 협력, 글로벌 규범 기반 질서 수호, 문화 교류를 심화하기 위한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는 한-EU FTA의 지속적인 이행이 중요하다는 점이 명시되었으며, 양국은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비차별적인 무역 및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규칙 기반 무역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국의 연간 교역 규모는 300억 달러를 상회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재생 에너지와 전력망에 관한 정책 및 기술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으며, 에너지 파트너십에 대한 공동 선언을 갱신했다. 또한 투자와 기업 협력을 위한 투명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이중과세 방지 협약을 개정하는 의정서에 서명했다. 이를 통해 양국의 기업과 연구 기관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청정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다.

안보 위기 공동 대응과 기술 협력

양측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자유 무역 질서 및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와 안보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주요 현안에 대한 전략적 조율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북동아시아의 안보가 유럽의 안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메르츠 총리는 독일의 분단 경험을 언급하며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과 대화 재개를 위한 한국의 노력에 대해 깊은 공감을 표했다.

메르츠 총리는 한국과 유럽의 안보가 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북한 군인이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하고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를 공급하는 상황이 유럽의 자유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양 정상은 한-독 한반도 자문위원회의 틀 안에서 대화를 발전시키기로 했으며, 메르츠 총리는 한국이 AI 모델과 데이터 센터에 적극 투자하며 글로벌 AI 지형의 리더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양국은 국방·안보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조속한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G20 정상회의와 지난 6월 프랑스 G7 정상회의에 이은 이 대통령과 메르츠 총리의 세 번째 만남이다. 또한 올해는 1960년대 한국의 광부와 간호사들이 독일로 파견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공식 만찬에는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을 포함한 정부 및 기업 지도자들이 참석했으며, 메르츠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내년 독일 방문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