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완공 목표로 사업 방식 전면 개편
새만금 개발 완료 시점이 기존 2050년에서 2035년으로 15년이나 앞당겨졌다. 민간 투자에 의존해 온 기존 방식 대신 공공이 주도하는 체제로 전환되며, 현대차그룹의 9조 원 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AI, 로봇, 수소 등 첨단산업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거점을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수질 개선책과 재원 조달 방안이 결여되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28일 전북 김제시 새만금 33센터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제35차 새만금위원회를 개최하고, 새만금 기본계획(MP) 변경안을 심의해 최종 확정했다. 2021년 이후 5년 만에 새만금 개발의 최상위 법정계획이 수정된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김홍국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하림지주 대표이사)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이원택 전북지사, 문성용 새만금개발청장 등 정부 및 민간 위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매립 면적 축소와 산업 기능 강화
이번 변경안은 매립 면적을 줄이는 대신 사업의 속도감과 산업적 기능을 극대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매립 대상 면적은 기존 240.5㎢에서 169.6㎢로 약 29.5% 축소된다. 수심이 깊어 비용 부담이 크거나 토지 활용도가 낮은 구역은 매립 대상에서 제외하며, 향후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12.2㎢의 전략적 유보지를 확보한다. 이에 따라 전체 매립 계획 면적은 유보지를 포함해 181.8㎢로 재편되었다.
개발 주체 또한 민간에서 공공으로 전환된다. 새만금개발공사가 매립 사업을 직접 이끌며 추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존의 5개 권역은 하나의 단일 권역으로 통합되며, 산업 및 연구용지는 56㎢에서 37.5㎢로 조정된다. 대신 농생명용지 일부를 포함한 43.3㎢는 재생에너지 기반의 에너지용지로 바뀐다. 재생에너지 설비 목표치도 7GW에서 10GW로 상향되었으며, 산업 거점은 이차전지, 로봇, AI, 첨단기계, 수소, RE100 기반 산업 등 4개 분야로 확대된다.
현대차그룹의 9조 원 투자 계획도 이번 변경안의 핵심 축이다. AI 데이터센터와 태양광 발전, 수소 생산 및 로봇 제조 시설을 구축해 첨단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도시 기능 측면에서는 정주 인구를 26만 9000명에서 22만 8000명으로, 도시 면적을 29.8㎢에서 12.3㎢로 줄이는 대신 광역철도와 간선급행버스(BRT)를 통해 인근 도시와의 연결성을 강화한다. 한성숙 총리는 이번 조기 개발 목표가 단순한 수치 변경이 아니라, 정부가 더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재정 부담과 규모 축소 논란
해결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 현대차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새만금 1산단 7공구 임대용지 조성 사업의 경우, 국비 지원 비율이 70%에서 50%로 줄어들면서 전북도와 군산시의 지방비 부담이 105억 원에서 175억 원으로 70억 원 증가했다. 또한 첨단기업에 필수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망 구축을 위한 법안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개발 규모를 줄이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군산시의회는 지난 23일 이화숙 의원이 발의한 건의안을 채택하며, 2035년 조기 개발을 이유로 매립 면적과 기능을 축소하지 말고 2050년까지 당초 계획을 단계적으로 완수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단체의 거센 비판과 향후 과제
시민사회는 이번 변경안의 본질이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새만금상시해수유통운동본부와 새만금도민회는 28일 새만금 33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경안의 부결을 요구했다. 이들은 매립 면적이 29.5% 줄었음에도 준설량은 7.1억㎥에서 6.2억㎥로 12.7% 감소에 그쳤으며, 향후 3.8억㎥의 추가 준설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수질 악화를 우려했다.
또한 산업단지 확장에 필요한 재원과 공정이 구체적이지 않고, 10GW 재생에너지 목표를 뒷받침할 송배전망 구축 계획이 누락되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계획 수립 과정에서 주민과 어민이 배제되었음을 비판하며, 이를 두고 '새만금 희망고문 시즌2'라고 규정했다. 반면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은 개발지침 개정과 기반시설 변경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기업 투자 여건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원택 지사는 국가가 시작한 사업인 만큼 국가가 성과로 답해야 한다며, 지역 일자리와 도민 소득으로 이어지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