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광고 성장세 꺾이며 AI 잠식 우려 확산
빅테크 기업들의 지출 규모와 잉여현금흐름(FC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알파벳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결과를 냈다. 특히 회사의 근간인 검색 부문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이 기존 사업 모델을 위협하고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알파벳은 전날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잉여현금흐름이 -90억 7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27억 달러 규모의 적자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반면 같은 시기 실적을 공개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186억 3000만 달러의 FCF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대조를 이뤘다.
혁신가의 딜레마에 빠진 구글의 현주소
이번 실적 발표는 기술 기업들의 AI 투자 계획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 속에서 이뤄졌다. 퀼터체비엇의 글로벌 기술 리서치 총괄인 벤 배링거는 MS가 인프라를 비교적 절제하며 확충해 변수를 줄인 것과 달리, 알파벳은 실적 발표 내용의 혼란과 매끄럽지 못한 컨퍼런스콜로 인해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알파벳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 광고 매출은 9월 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633억 5000만 달러를 달성했으나, 시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2022년 말 챗GPT 등장 이후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전통적 검색 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으며, 구글은 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픈AI나 클로드 같은 경쟁사의 AI 챗봇과 에이전트로 사용자들이 이동하는 변화를 겪고 있다.
필립 신들러 알파벳 최고사업책임자(CBO)는 검색 사업에 미친 영향이 AI 모드의 낮은 수익화 수준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현재 AI 오버뷰와 AI 모드 제품에 대한 광고 확대를 국내외 시장에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배링거는 구글이 기존 사업 보호와 시장 변화 수용 사이에서 '혁신가의 딜레마'에 직면해 있으며, 제미나이를 통한 우위 확보 실패와 에이전트형 AI 분야의 경쟁력 저하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클라우드 성장은 지속되나 검색 성장률은 하락세
구글은 소비자 및 기업의 수요에 대응하고자 AI 인프라와 서비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왔다고 강조했다. 신들러 CBO는 광고 성과 극대화를 위해 제미나이 모델을 광고 인프라 전반에 도입하고 있으며, AI가 신제품 출시와 광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색 광고 매출 증가율은 1분기 19%에서 2분기 17%, 3분기 12%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실적이 AI가 기존 검색 사업을 잠식한다는 우려를 다시 촉발할 것이라고 보았으며, 미즈호의 조던 클라인 역시 검색과 유튜브 사업의 위기를 지적했다. 클라인은 AI와 에이전트형 서비스가 구글의 시장 점유율을 뺏고 수익화 전략의 설득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DA데이비슨의 질 루리아는 AI가 구글 사업에 미칠 영향이 현실화되는 조짐이라며, 에이전트형 상거래 확산에 따른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클라우드 사업은 알파벳의 AI 투자가 성과를 내는 분야로 확인됐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MS 애저를 추격 중인 알파벳의 클라우드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약 310억 달러에 달했으며, 수주 잔고도 5600억 달러를 기록하며 AI 인프라 수요를 입증했다. 같은 기간 MS의 애저 매출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332억 달러를 기록했다.
알파벳은 2026년 연간 자본지출 전망치를 1950억~2050억 달러로 유지하고 2027년에는 지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투자금의 일부는 엔비디아 GPU에 대응하는 자체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 개발에 투입되며, 알파벳은 이미 2분기부터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TPU 판매를 시작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