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상 범람 시대, 틱톡이 제시한 생존 전략

인공지능(AI)이 생성한 저품질 콘텐츠인 이른바 '슬롭(slop)'이 범람하는 환경 속에서, 숏폼 플랫폼의 강자인 틱톡이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7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책임 있는 미디어 포럼’에 참석한 틱톡 측은 AI로 제작된 영상을 식별하고 유해한 콘텐츠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틱톡은 AI 기술을 플랫폼 생태계에 수용하되, 2년 전 영상 플랫폼 중 처음으로 제작 이력을 추적해 AI 생성물에 자동으로 라벨을 부착하는 기술을 선보였던 것처럼 투명한 정보 공개를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투명성 확보를 통한 이용자 신뢰 구축

포럼 현장에서 만난 틱톡의 글로벌 브랜드 안전 총괄 프랜시스 스톤스는 이용자들이 틱톡에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진정성'을 꼽았다. 스톤스 총괄은 영상 제작 과정에서 AI가 사용되었는지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사용자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신뢰 기반의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틱톡은 영상에 포함된 메타데이터를 통해 제작 및 편집 이력을 면밀히 검토한다. 만약 관련 데이터가 불충분하더라도 영상 내의 피부 질감, 조명 상태, 움직임의 자연스러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AI 사용 여부를 판별한다. 제작자가 직접 밝히지 않더라도 기술적 판단을 통해 AI 표시 대상 여부를 결정하고 자동으로 라벨을 붙이는 방식이다. 실제로 지난 7월 기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틱톡 내에서 AI 표시가 적용된 영상은 30억 개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품질 중심의 추천 시스템 운영

틱톡은 AI 영상에 대한 이용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며, 사용자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용자는 틱톡 내에서 AI 영상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소비할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한편, AI 표시가 붙은 영상이 반드시 부정적인 경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이용자가 시청 중인 콘텐츠의 정체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투명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스톤스 총괄은 실제 이용자들이 제작 방식보다는 콘텐츠 자체의 품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영상 업로드가 곧 추천 피드 노출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은 별도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적용하여 콘텐츠의 노출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