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CEO와 긴밀한 관계 맺은 여성 사업가 정체 논란
미국 정보당국이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인 젠슨 황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 온 중국 국적의 여성 사업가를 중국 정부의 정보원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인 메가스피드의 고위 임원을 지낸 앨리스 황(중국명 황러)을 감시하던 중 이러한 정황이 포착되었다. 정보당국은 앨리스 황이 중국 정부에 기밀을 전달하는 인물로 판단하고 있으며, 그가 젠슨 황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함께 파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약 1년 전 이미 이와 관련된 보고를 받았으나, 별다른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반도체 판매 수익에 영향이 가거나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꼬이는 상황을 우려해 적극적인 개입을 피했다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젠슨 황에게 외국 정보기관의 접근 가능성을 경고하는 보안 조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우회 수출 조사 중 드러난 정보 유출 정황
미국 당국의 당초 조사 목적은 앨리스 황이 엔비디아의 최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국으로 몰래 빼돌리는 과정에 관여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그가 베이징 측에 직접 정보를 넘기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며 사안의 심각성이 커졌다. 특히 앨리스 황이 젠슨 황의 반도체 수출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만큼, 미국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과 관련된 핵심 정보까지 중국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앨리스 황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전달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젠슨 황이 상대방의 정보 수집 행위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물증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 당국자들은 당초 젠슨 황이 이 사실을 몰랐을 것으로 보았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그가 해당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규제 우회 통로로 지목된 메가스피드와 사업 관계
이번 의혹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미국은 2022년부터 엔비디아의 최첨단 제품이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왔으나, 동남아시아에 데이터센터를 세워 연산 능력을 빌려주는 식의 규제 우회 방식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메가스피드 역시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매해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에 데이터센터 자원을 제공해 온 기업 중 하나로, 미국 당국은 이 회사가 확보한 반도체가 불법적으로 중국에 반입되었는지 조사 중이다.
무역 기록에 따르면 메가스피드의 말레이시아 법인은 2024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엔비디아의 첨단 AI 기술과 반도체를 다뤄왔다. 또한 앨리스 황과 젠슨 황의 접촉 기록도 확인되었다. 두 사람은 2024년 6월 대만 타이베이의 기술 행사 이후 다른 기업 임원들과 술자리를 함께했으며, 지난해 5월에도 사업 관련 저녁 식사 자리에 동석한 바 있다.
엔비디아 측의 부인과 정부 규제 중단 논란
앨리스 황은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를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연회장 건립 기금에 최소 2,0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미국 내 제조업에 5,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일부 전·현직 당국자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고려해 상무부 내부에서 중국 관련 조사나 무역 제재 검토가 사실상 멈춰 섰다고 주장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젠슨 황은 메가스피드와의 교류가 지극히 정상적이었으며 특별할 것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가스피드에 공급된 제품의 설치 위치와 수량을 모두 조사했으며, 미국 정부도 동일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앨리스 황 역시 현재 메가스피드를 퇴사한 상태이며 정부로부터 의혹을 통보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엔비디아 대변인 존 리조는 젠슨 황이 매년 수천 명의 고객사 임원들과 만나는 것은 일반적인 경영 활동이며, 공유되는 정보는 통상적인 사업 정보일 뿐 국가 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비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메가스피드는 현재 내부 조사에 돌입했으며,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의 이러한 주장을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