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와 새로운 협력 모델
한국의 브랜드들과 중국의 유통·플랫폼·투자 업계 관계자들이 중국 상하이에서 모여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의 핵심은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어떤 파트너와 어떻게 사업 규모를 확장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옮겨갔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콘텐츠 전략부터 재구매를 유도하는 정교한 운영 체계까지, 중국 시장 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법들이 다뤄졌다.
지난 29일 중국 상하이 벨라지오 호텔에서 막을 올린 ‘아시아 브랜드 센서리(Asia Brand Sensory) 2026’은 급변하는 중국 소비 시장의 흐름과 한중 기업 간의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시장의 향방을 예측하는 세션부터 브랜드 마케팅, 투자 및 유통 전략에 이르기까지 현지 비즈니스 수행에 필수적인 실무적 논의가 이어졌다.
이데일리와 이데일리M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국내 기업 경영진들이 중국의 최신 비즈니스 환경을 파악하고 현지 파트너를 발굴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그리고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관이 후원하며 행사의 무게감을 더했다. 특히 중국국제상회(CCOIC)를 비롯해 샤오홍슈, 더우, 데카트론, 테크두, 야오왕테크 등 주요 기업과 기관 관계자 약 300명이 참석해 시장 변화에 따른 협력 기회를 탐색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한중 강점의 결합과 세계 시장 진출
곽재선 KG그룹·이데일리 회장 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중국 시장의 변화를 체감하고 현지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할 것을 권고했다. 곽 회장은 상하이를 두고 “어제의 정답이 무용지물이 되고 오늘의 유행이 곧바로 기준이 되는, ‘다음’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도시”라고 정의하며, 라이브커머스와 인공지능(AI)이 소비 패턴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상황에서 과거의 경험에만 의존하는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결국 경영의 해답은 현장에 있으며, 기회는 사람을 통해 온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재헌 주중국 대한민국 특명전권대사 역시 축사를 통해 한중 소비재 협력을 양국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공동 진출시키는 단계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 대사는 징둥의 한국 상품 직매입 사례나 알리바바와 신세계그룹의 협력 모델을 언급하며, 단순 판매를 넘어 공동 개발과 투자 단계로 관계를 심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브랜드 기획력과 운영 노하우가 중국의 플랫폼 기술 및 글로벌 유통망과 결합할 때, 양국 중소기업 모두가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중심의 소비 구조와 운영 효율성 극대화
행사는 ‘넥스트 차이나’, ‘하우 투 윈 차이나’, ‘와이 상하이’, ‘하우 투 빌드 차이나 비즈니스’ 등 네 가지 핵심 세션으로 구성되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모든 세션을 관통하는 핵심은 제품과 콘텐츠, 그리고 유통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었다. 즉, 우수한 상품을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구매와 재구매가 일어날 수 있는 운영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넥스트 차이나’ 세션에 참여한 류즈헝 테크두 라이브랩 이커머스 부사장은 소비자들의 구매 경로가 검색 중심에서 콘텐츠 접촉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영상과 라이브 방송으로 고객의 관심을 유도한 뒤, 온라인 구매 고객을 재구매로 연결하는 일련의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브랜드들에 대해 주력 제품으로 소규모 반응을 먼저 살피고, 단일 플랫폼에서 검증을 거친 뒤 확장하는 신중한 접근법을 제안했다. 파트너 선정 시에도 단순 노출도를 넘어 매출 성과와 데이터의 투명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우 투 윈 차이나’ 세션에서는 샤오홍슈 관계자와 뷰티 바이어들이 브랜드 구축 과정을 공유했다. 왕러이 더우 그룹 부사장은 정품 검수를 통한 신뢰 확보와 포이즌 커뮤니티의 리뷰를 활용한 연결 구조를 소개했다. 오준영 미스토홀딩스 상하이 대표는 중국 패션 시장이 매장 수 확대보다는 운영 효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었다고 분석하며, 브랜드의 국적보다는 차별성과 가격 타당성, 그리고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의 부합 여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수요 검증과 더불어 정가 판매율, 재고 관리 등 세밀한 지표 관리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클 장 블랙앤트캐피털 매니징 파트너는 소비자가 브랜드의 출신지보다 자신의 삶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를 우선시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 결정 시 수요의 폭과 브랜드의 독창성,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주요 요소로 꼽았다. 행사 기간 중에는 기업 간 1:1 비즈니스 매칭과 네트워킹이 진행되었으며, 둘째 날에는 상하이 주요 상권 투어가 예정되어 있다. 이데일리와 이데일리M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후속 미팅을 지원해 플랫폼 입점과 공동 사업 논의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도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