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및 안보 협력을 위한 고위급 채널 가동
일본과 독일이 인공지능(AI) 분야의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고위급 대화체를 새롭게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은 반도체와 핵심광물을 포함한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사이버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체계 구축에도 힘을 합칠 예정이다.
29일 TBS와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전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러한 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직후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일·독 AI 고위급 대화의 출범과 더불어, 향후 일본에서 개최될 AI 정상회의를 위한 양국의 긴밀한 협조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신설되는 대화체에서는 민간 부문이 참여하는 AI 공동 연구와 개발은 물론, 기술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양국은 생성형 AI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외부 세력이 여론을 왜곡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에 맞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핵심 자원 공급망 다변화와 전략적 동맹 강화
공급망 측면에서는 배터리와 반도체, 핵심광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협력이 추진된다.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탈피하기 위해 핵심광물의 공급원을 다각화하는 한편, 자원의 재활용 및 비축 시스템 구축 분야에서도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일본과 독일이 전략적 인식과 확고한 의지를 공유하는 우방국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메르츠 총리 또한 양국의 협력 수준을 한층 더 높은 단계로 격상시키자는 의사를 밝히며 화답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낮추는 AI 공급망 구축이 양국에 공통된 안보 과제라고 분석하며, 이번 합의가 기술 및 자원 의존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려는 조치라고 풀이했다.
전기차 시장 내 차별 대우 논란과 대응 과제
다만 전기차(EV) 지원책과 관련해서는 조율이 필요한 쟁점도 확인됐다. 일본 측은 유럽연합(EU)이 검토 중인 유럽산 전기차 우대 정책이 일본산 차량의 시장 점유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정상회담 전 개최된 일·독 고위급 경제회의에서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은 일본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서 배제될 가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일본이 독일에 자동차 생산용 자석을 공급하는 등 양국이 상호 보완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온 점을 상기시켰다. 아카자와 장관은 일본산 전기차 역시 EU 제품과 동일한 조건으로 대우받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정상회담을 통해 EU의 우대안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으며, 양국 정상은 전략산업 지원책 수립 시 서로의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