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되는 골프 시장 속 여전한 일본 브랜드의 지배력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폭발적인 수요를 보였던 골프용품 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의 열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골퍼들이 선택하는 클럽 브랜드에서 일본 제품이 차지하는 영향력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골프 시장의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일본산 골프클럽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국내 골프용품 산업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관세청의 수출입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골프용품의 대일(對日)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산 골프용품 수입액은 1억 5697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6.8% 하락했다. 이는 수입액이 정점에 달했던 2022년과 비교하면 무려 66.7%나 급감한 수치다. 해당 수치에는 골프클럽과 골프공, 그리고 클럽 부품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골프클럽 시장의 일본산 점유율 50% 육박

품목을 골프클럽으로 한정하면 일본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심화된다. 지난해 일본산 골프클럽 수입액은 1억 3034만 달러로 전년보다 29.6% 줄었으나, 일본산 골프용품 전체 수입액 중 무려 83.0%를 차지했다. 특히 국내 전체 골프클럽 수입액 중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49.8%에 달했다. 이는 2023년의 62.2%보다는 낮아진 수치지만, 여전히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일본산이 점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일본을 향한 수출은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한국의 대일 골프용품 수출액은 3135만 달러로 전년 대비 29.3% 증가했으며, 2020년과 비교하면 3.2배나 커졌다. 이에 따라 대일 골프용품 무역적자는 1억 2561만 달러로 전년보다 33.9% 감소했다. 2022년 3억 7718만 달러까지 확대됐던 적자 폭은 3년 연속 줄어들며 2020년 기록인 2억 5520만 달러보다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용객 감소와 유통 현장의 브랜드 선호도

국내 골프 수요의 감소세도 뚜렷하다. 골프장 이용객 수는 2022년 약 5058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3년 4772만 명, 2024년 4741만 명, 2025년 4641만 명으로 3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2022년 대비 이용객은 약 8.2%인 417만 명가량 감소했다. 골프용품 전체 수입액 또한 2022년 8억 7700만 달러에서 지난해 5억 1785만 달러로 41.0% 하락하며 동반 감소세를 나타냈다.

실제 유통 현장에서도 일본 브랜드의 강세는 확인된다. 골프존커머스가 전국 112개 골프존마켓 매장의 2026년 9월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여성용 드라이버, 우드, 유틸리티, 아이언 등 4개 핵심 부문 모두에서 일본의 젝시오(XXIO) 13 모델이 1위를 차지했다. 젝시오 13의 판매 비중은 유틸리티 34.0%, 아이언 34.5%, 드라이버 31.4%, 우드 30.4% 순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품목에서 전월보다 점유율이 상승했다.

남성용 시장은 브랜드별로 양상이 갈렸다. 테일러메이드 Qi4D가 남성용 드라이버(26.1%)와 우드(23.4%)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고, 유틸리티는 테일러메이드 Qi35가 20.0%로 선두였다. 아이언은 브리지스톤 V300 9가 18.3%로 가장 많이 팔렸다. 골프공 시장에서는 타이틀리스트 2025 프로 V1·V1X가 28.6%로 1위를 지켰으며, 브리지스톤과 테일러메이드 제품이 그 뒤를 이었다.

무역적자 지속과 국산 제품 경쟁력 강화 과제

국내 골프용품 산업의 전체적인 무역적자 구조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은 1억 4970만 달러로 8.6% 늘었지만, 수입액은 5억 1787만 달러로 7.1% 감소하며 전체 무역적자는 3억 6815만 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골프클럽 무역적자가 2억 4814만 달러로 전체 적자의 67.4%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1~8월에도 수입은 7.7% 줄고 수출은 9.4% 늘어 적자 폭이 13.0% 감소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수입국별로는 품목에 따라 주력 국가가 달랐다. 골프공은 태국산이 4526만 달러로 전체의 42.1%를 차지했고, 골프클럽 부품은 중국산이 7337만 달러로 56.1%에 달했다. 즉, 골프클럽은 일본, 골프공은 태국, 클럽 부품은 중국이 주요 공급원인 셈이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일본보다 많은 골프 인구를 보유한 한국이 용품을 일본에 의존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520만 명에 달하는 국내 골퍼들이 고품질의 국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산 골프용품의 품질 향상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