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광고 수익성 악화와 막대한 AI 투자 부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주가가 13%에 육박하는 급락세를 보이며, 단 하루 만에 시가총액 5,000억 달러(약 669조 원)가 사라졌다.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데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검색 기능이 기존 광고 수익 모델을 위협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AI 분야에 쏟아붓는 막대한 자금이 현금 흐름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켰다.
현지 시각으로 29일, 알파벳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6% 떨어진 283.82달러로 마감했다. 시간외 거래에서도 하락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하루 동안 증발한 시가총액 5,000억 달러는 지난해 1월 엔비디아가 기록했던 5,930억 달러 감소 폭에 이어 미국 증시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손실이다.
둔화되는 검색 광고 성장세와 '제로 클릭'의 공포
시장에서는 구글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 및 광고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점과 AI 투자가 현금 흐름을 악화시킨 점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상 최대 수준으로 진행 중인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직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구글의 검색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한 633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시장의 예상치였던 650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전체 광고 매출 역시 820억 달러로 집계되어 예상치인 836억 달러를 밑돌았다. 특히 검색 광고 매출 증가율은 올해 1분기 19%에서 2분기 17%, 3분기 12%로 지속적인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검색량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구글이 AI 기반의 검색 결과를 광고 수익으로 연결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검색 질의 건수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으나, 실질적인 수익화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생성형 AI가 정보를 요약해 제공하는 'AI 오버뷰(AI Overviews)' 모드가 기존 검색 방식보다 수익성이 낮다는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사용자가 답변만 확인하고 다른 웹사이트를 방문하지 않는 '제로 클릭' 현상이 확산하면서, 검색량이 늘어도 광고 매출이 동반 상승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구글의 검색 유료 클릭 증가율은 2분기 13%에서 3분기 8%로 꺾였다.
자기잠식 우려와 현금 흐름 악화가 불러온 시장 충격
필리프 쉰들러 구글 최고사업책임자(COO)는 AI 오버뷰가 기존 검색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미즈호는 보고서를 통해 구글 검색 사업의 자기잠식(Cannibalization)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AI 에이전트가 유튜브와 검색의 점유율을 잠식하면서 구글의 수익화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무 건전성에 대한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AI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현금 흐름이 상장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은 91억 달러(약 12조 2,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적자 폭을 보였다. 알파벳발 충격은 기술주 전반으로 번져 나스닥 지수가 1.4% 하락했으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도 1.4%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