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가 사람을 위해 일하는 시대의 도래
“이제 인간이 소프트웨어를 조작하는 대신, 소프트웨어가 인간을 보좌하며 일하게 될 것입니다.”
마이크 시실리아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에서 개최된 '오라클 AI 월드 2026' 기조연설을 통해, 인공지능(AI)이 기업의 실무를 직접 수행하는 차세대 소프트웨어 운영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시실리아 CEO는 기업용 AI의 성공적인 구현을 위한 4대 핵심 요소로 고성능 인프라, 비즈니스 맥락에 대한 이해, 안전한 데이터 접근 권한,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내에서의 실질적인 업무 실행 능력을 꼽았다. 오라클은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와 AI 데이터베이스, 데이터 플랫폼 및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이러한 비전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시실리아 CEO의 설명에 따르면, AI가 업무 환경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제안하거나 직접 실행하게 되면 직원들은 복잡한 시스템을 일일이 다루는 수고에서 벗어나 본연의 핵심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물류, 인사(HR), 외식업, 응급의료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의 구체적인 AI 활용 시나리오가 공개되었다.
물류비 5만 8000달러 절감과 인사 관리의 자동화
물류 분야에서는 AI의 최적화 능력이 돋보였다. AI가 배송 주문 정보와 차량의 적재량, 운송 스케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최적의 운송 계획을 수립하는 기술이 소개되었다. 시연 결과, 차량 활용률을 기존 61%에서 88%까지 끌어올림과 동시에 5만 8000달러에 달하는 운송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이 도출되었다. 담당자가 해당 계획을 승인하면 AI가 즉각 실행에 옮기며, 모든 작업 내역과 승인 기록을 남겨 사후 검증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인사 관리 측면에서는 미국 통신사 차터 커뮤니케이션스의 사례가 발표되었다. 자사 브랜드인 '스펙트럼'을 운영하는 이 기업은 미국 내 45개 주에 걸쳐 있는 10만 명 이상의 임직원 정보를 AI로 관리한다. 각기 다른 지역 규정과 인사 정보를 AI가 분석하여, 직원이 '애스크HR' 플랫폼 하나만으로 휴가 신청부터 관리자 승인, 근무 일정 조정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외식업 매장 관리와 응급실의 실시간 의료 연계
외식 산업에서는 유럽 내 버거킹 등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는 QSRP 그룹의 기술이 주목받았다. AI 기반의 매장 관리 시스템은 여러 지점에서 발생하는 주문 오류의 공통 원인을 분석하고, 담당자의 승인을 거쳐 수정 사항을 일괄 적용한다. 또한 음식 출고 사진과 고객의 배달 관련 클레임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주문 분쟁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응급의료 현장의 혁신도 시연되었다. 시실리아 CEO는 직접 응급실 의사 역할을 맡아, 구급차에서 측정된 환자의 생체 정보와 병원의 기존 진료 기록을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구급차 내 사물인터넷(IoT) 기기로 수집된 데이터는 OCI를 거쳐 오라클 AI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며, AI는 복잡한 의료 기록을 요약해 전달한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환자가 도착하기 전부터 상태를 파악하고 즉각적인 처치를 준비할 수 있다.
AI의 확장성과 인간의 책임 중심 통제
오라클은 이번 행사에서 '퓨전 에이전틱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퓨전 클로', 자연어로 업무를 제어하는 '퓨전 컴패니언' 및 '퓨전 에이전틱 홈', 그리고 소프트웨어 설정을 자동화하는 '퓨전 셋업 및 구성 레지스트리(FSCR)'를 잇달아 공개했다. 이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데이터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여 AI 기능을 전방위로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다만 시실리아 CEO는 AI의 업무 범위가 넓어질수록 보안과 권한 통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구매 승인이나 개인정보 처리와 같은 민감한 영역에서는 반드시 인간의 판단과 책임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AI의 지능이 높아지더라도 통제권이 약화되어서는 안 되며, 중요한 결정은 반드시 책임 있는 인간이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