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기다림 끝에 실천한 생명 나눔

친한 지인이 조혈모세포 이식을 진행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이 문제가 결코 타인의 일로만 느껴지지 않았다는 최유리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간호사의 고백이 울림을 주고 있다. 10여 년 전 대학 시절, 우연한 계기로 조혈모세포 기증을 약속했던 한 간호사가 최근 생면부지의 백혈병 환자를 위해 실제 기증에 나서며 감동적인 사례를 남겼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최유리 간호사는 유전적 특성이 일치하는 백혈병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 기증을 완료했다. 간호대학 시절 서약했던 기증 약속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간직해 오다, 마침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자 이를 주저 없이 실천에 옮긴 것이다.

희박한 확률을 뚫고 찾아온 일치

혈액의 근원이 되는 줄기세포인 조혈모세포는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 모든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백혈병이나 다발성골수종, 악성 림프종 같은 난치성 혈액암 환자들에게 조혈모세포 이식은 완치를 위한 핵심적인 수단이지만, 실제 이식 성공 사례는 매우 희귀한 편이다.

이는 환자와 기증자 사이의 '조직접합성 항원형(HLA)' 유전자형이 반드시 일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HLA 유전자가 일치할 확률은 형제자매 간에도 25%,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5%에 불과하며, 타인 간의 일치율은 약 0.005% 수준으로 수만 분의 일이라는 극히 낮은 확률을 기록한다.

안전한 기증 과정과 간호사의 소회

기증을 통해 채집된 조혈모세포는 약 2~3주 이내에 원래 상태로 회복되며, 기증자의 혈액세포 생성 능력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최 간호사는 세포가 말초혈액으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촉진제를 기증 3~4일 전부터 투여받았으며, 대학병원에서 2박 3일간 입원하여 채집 과정을 마쳤다.

최유리 간호사는 최근 가까운 친구가 친오빠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모습을 목격하며 기증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유전적 특성이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나 소중한 생명을 나눌 수 있게 된 사실에 대해 깊은 기쁨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