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데이터 분석력과 원리 이해 사이의 괴리
201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존 사전트 미국 뉴욕대학교 경제학 석좌교수는 28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개최된 ‘2026 서울미래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인공지능(AI) 세상에서 인간 지능의 역할’을 주제로 마이크를 잡은 사전트 교수는 AI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 속에서 일정한 규칙을 추출하는 데는 매우 뛰어나지만, 경험해 보지 못한 생소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올바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즉, AI가 과거 데이터에 기반해 답을 제시할지라도 새로운 국면에서는 판단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사전트 교수는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설명하기 위해 과거 경제학자들이 사용했던 케플러와 뉴턴의 비유를 활용했다. 행성의 궤적을 관찰해 일정한 움직임의 규칙을 찾아낸 것이 케플러의 성과라면, 그 움직임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리를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규명한 것은 뉴턴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오늘날의 AI 역시 방대한 자료를 통해 패턴을 발견하는 데는 탁월한 능력을 보이지만, 그 이면에 흐르는 원리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이를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적용하는 역량은 아직 입증된 바 없다는 지적이다.
분석 모델의 전제 조건과 경제적 불확실성
AI가 지닌 근본적인 한계는 분석 방식 자체에서도 나타난다. 사전트 교수는 AI의 판단 과정에는 개발자가 사전에 설정해 둔 가정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만약 이러한 기초 가정이 잘못되었다면, AI가 아무리 정밀하게 데이터를 분석하더라도 도출된 결과는 틀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는 AI가 내놓은 결과값 자체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그 답변이 어떠한 전제 조건 위에서 도출되었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실물 경제에 미칠 파급력에 대해서도 그는 불확실한 시각을 유지했다. 거시경제의 인과관계를 규명해 노벨상을 받은 그는, 대런 아세모글루 MIT 교수 등이 AI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완만하게 보는 것과 달리,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 규모와 상승한 주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향후 2~3년 내에 폭발적인 생산성 도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존재함을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낙관적 전망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