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견인한 역대급 실적과 배당
삼성전자가 29일 각 사업부의 세부적인 경영 실적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예상치와 일치하게 반도체 부문이 전체 수익의 대부분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주당 2만 원을 배당한 SK하이닉스의 행보에 이어,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현금 배당 계획도 함께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3분기 성적표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4개 분기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눈부신 성장을 입증했다. 이 중에서도 반도체 부문은 106조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체 이익의 99%를 독식하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보여주었다. 반면 스마트폰과 TV 등 완제품을 생산하는 DX부문은 메모리 단가 상승에 따른 비용 압박이 가중되면서 2개 분기 연속 적자 행보를 이어갔다.
HBM 완판과 내년 반도체 전망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장기화됨에 따라 내년에도 반도체 시장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컨퍼런스콜에 참석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027년까지의 HBM 공급 물량이 목표 가격대로 이미 협상이 마무리되어 완판(솔드 아웃)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HBM 물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부사장은 이번 3분기에 총 30조 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집행한다는 사실을 함께 언급했다. 이번 배당금은 주당 4600원 수준으로, 이는 작년 3분기 배당액인 370원과 비교했을 때 12배가 넘는 파격적인 액수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미 예고된 수준의 배당이었기에 주가 상승을 이끌 만한 새로운 호재로 인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주환원 정책과 향후 과제
우리은행의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이번 배당이 시장의 기대를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소식이 내년 1월로 연기된 점을 언급하며, 이번 발표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기는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주주환원 재원으로 최대 110조 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남은 재원은 최대 75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이 잔여 재원을 현금 배당뿐만 아니라 상당한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투입하여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