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발 악재에 흔들리는 국내 증시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실적 부진을 드러내며 시장에 충격을 주자, 30일 오전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 즉 매도 사이드카가 작동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시장의 중심축인 삼성전자는 6%대, SK하이닉스는 8%대의 큰 폭의 하락률을 보이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오전 11시 30분 기준으로 집계된 코스피 지수는 5624.64로, 전일 대비 313.02포인트(5.27%)나 급락한 상태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2.99% 낮은 5760.35로 장을 시작했으나, 이후 하락 폭이 더욱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매도 사이드카 발동과 수급 동향

급격한 지수 하락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오전 10시 4분,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급변동으로 인해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킨다고 공시했다. 사이드카 발동 시점의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전날 대비 5.12% 하락한 887.92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5% 이상 떨어져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는데, 이번 조치는 지난 15일 이후 11거래일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장 초반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모두 순매도로 전환하며 시장을 압박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순매도세를 보이다가 오히려 순매수로 돌아서며 방어에 나섰다.

주요 종목 및 코스닥 동향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SK스퀘어가 7%대, 삼성전기가 10%대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며, 현대차 역시 3%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초반 하락 이후 소폭 반등에 성공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대 상승세를 유지하며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2.05% 하락한 737.76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오전 중 31.67포인트(4.20%) 내린 721.56를 기록했다.

알파벳 실적 부진이 불러온 기술주 공포

이번 증시 폭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알파벳의 주가 급락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 시각으로 29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알파벳 주가는 12.64%나 폭락했다. 이는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데다, 인공지능(AI) 기술 구현을 위한 현금 소모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졌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이러한 알파벳의 부진은 AI 인프라 및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에 대한 경계심을 불러일으켰으며,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기술주 위주로 일제히 하락 마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