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달러 시장 겨냥한 앤트로픽의 승부수
인공지능(AI) 전문 기업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며 본격적인 상장 궤도에 올랐다. 26일(현지시간) 제출된 이번 신고서에는 회사가 바라보는 미래의 기회와 직면한 위험 요소들이 상세히 담겼다. 앤트로픽은 지식 노동자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경제적 가치가 202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40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언급한 30조 달러 규모나 스페이스X가 올해 초 IPO 서류에서 제시한 28조 5000억 달러라는 시장 규모를 압도하는 수치다. 다만 구체적인 목표 기업 가치와 매각 예정 주식 수는 투자자 반응을 살핀 뒤 약 2주 후에 공개될 전망이며, 상장은 11월 16일경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월가에서는 이번 IPO를 통해 최대 1000억 달러 이상의 자금 조달이 가능하며, 기업 가치는 1조 5000억 달러에서 2조 달러 사이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 거래를 위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주간사를 맡았으며, 모건스탠리는 초기 거래를 관리하는 안정화 기관 역할을 수행한다.
데이터센터 공격과 저작권 분쟁이라는 실존적 위협
앤트로픽은 92페이지에 달하는 위험 요인 보고서를 통해 사업을 위협하는 여러 변수를 경고했다. 특히 미국 내에서 확산 중인 '반 데이터센터 운동'을 매우 시급한 위협으로 지목했다. 데이터센터 시설의 상당수가 미국에 집중되어 있어 규제 변화나 운영 중단, 정전은 물론 AI 개발을 반대하는 세력의 물리적 공격 가능성에도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반대 움직임이 여러 지역에서 점차 조직화되고 있어, 인지도가 높은 앤트로픽 관련 프로젝트가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응해 회사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국제적인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법적 리스크 또한 주요 변수다. 앤트로픽은 AI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가 '공정 사용' 원칙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만약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막대한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는 모델의 재학습이나 기능 제한으로 이어져 고객 수요와 매출, 브랜드 평판에 치명적인 악영력을 끼칠 수 있다.
독특한 기업 문화와 주식 매각의 불확실성
앤트로픽은 프로젝트 글래스윙처럼 최상위 AI 모델을 특정 기업에만 제공하는 방식이 고객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선택받지 못한 고객들이 이를 반경쟁적 행위로 간주해 계약을 해지할 경우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강력한 AI 시스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이 세계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창립자들의 분석도 포함됐다. 한편, 앤트로픽은 '급진적 내부 정직성'을 유지하기 위해 소규모 인력을 유지하며 자선 지향적인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7명의 공동 창립자는 보유 주식의 80%를 기부하기로 약속했으며, 회사 지분 5%를 공익 기금으로 적립해 두었다. 주가가 50% 상승할 때마다 2%씩 추가 적립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기부 약속이 대량 매각으로 이어져 주가 폭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시되었다. 창립자들은 경제적 이익이 줄더라도 의결권을 유지할 수 있는 F급 보통주를 보유하게 된다. 주식 매도 방식도 독특하여, 직원과 초기 투자자는 상장 첫날부터 매도가 가능하며 27일, 48일, 62일, 76일 단위로 보호예수가 단계적으로 해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