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별 안전 확보 조치 약속에 농성 마무리
타워크레인의 설치와 해체 과정에서 충분한 안전 작업 일수를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열흘 동안 단식 투쟁을 이어온 노동자들이 정부의 안전 대책 마련 약속을 받아내며 농성을 끝냈다. 타워크레인 범국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최동주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장을 비롯한 농성자들은 지난 19일부터 무기한 단식을 진행해 왔으나, 28일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가 타워크레인 작업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부처별 조치를 담은 공식 문서를 전달함에 따라 단식을 종료했다.
고용노동부는 타워크레인의 기종과 무게(톤수)에 따라 구체적인 안전 작업 방식을 규정한 설치·해체 표준작업계획서를 수립할 계획이며, 설치·해체업 등록제와 관련한 개선 사항도 지속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적정 공사비 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품셈과 표준시장단가를 현실화하기로 약속했다. 표준품셈은 인력, 장비, 자재 등 단위 작업에 필요한 수량을 제시하는 지표다.
현장 실태 반영한 품셈 개선 및 해외 사례 검토
국토부는 최근 도심지 건설 현장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타워크레인 규격을 현행 표준품셈과 표준시장단가에 새롭게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해외 사례를 면밀히 조사하여, 기종과 톤수별 품셈이 실제 작업 환경을 충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설치와 해체에 필요한 공사비가 적절하게 산정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 9일 경기도 부천의 GS파워 발주, DL이앤씨 시공 열병합발전소 현대화 사업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에서 비롯되었다. 해당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하는 끼임 사고가 발생하자,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와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가 참여하는 범국민대책위는 지난 12일부터 노숙 농성을 시작하며 진상 규명과 안전 작업 일수 확보를 촉구해 왔다. 대책위는 공사 일정을 맞추려는 압박이 조립 절차를 생략하거나 안전 조치를 미흡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력 부족과 짧은 작업 기간이 부른 위험성
범국민대책위는 노동부가 표준작업계획서를 수립해 적정 작업 기간을 설정하면, 국토부가 이에 발맞춰 표준품셈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최동주 분과위원장은 타워크레인 설치·해체가 매뉴얼이 부재한 유해·위험작업으로 분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사의 공정 일정에 맞추느라 단 하루 만에 작업을 끝내는 실태를 지적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통상 5일이 소요되는 설치 작업이 국내에서는 단 1~2일 만에 강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력 운영의 불균형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최 위원장은 해외의 경우 타워크레인 상단에 5명, 하단에 5명을 배치해 작업하는 것과 달리, 국내는 상단 4명, 하단 1명 등 총 5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짧은 작업 시간과 부족한 인력이 결합되어 사고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범국민대책위는 정부의 약속이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행 과정을 끝까지 감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