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글로벌 AI 기술주와 국내 증시의 하락세
미국발 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의 급락세가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 또한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 섹터가 약세를 보이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IT 기업들이 동반 하락하며 코스피 지수가 장중 6500선 아래로 밀려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는 직원들이 급변하는 지수와 환율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은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예상치에 부합하며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AI 관련주들의 부진이 지수 전체를 압박했다.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각각 1.4%씩 하락한 가운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 지수도 각각 0.3%씩 밀려났다. 특히 알파벳이 잉여현금흐름 악화에 대한 우려로 12.6% 폭락하며 AI 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으며, 아마존과 샌디스크 역시 실적에 대한 경계감이 번지며 각각 4.3%와 5.3% 하락했다.
실적 불확실성에 직면한 빅테크 기업들
키움증권의 한지영 연구원은 AI 서버에 대한 수요 자체는 여전히 탄탄하지만, 투자 수익성 문제와 B2C 부문의 수요 둔화 우려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하방 요인들이 맞물리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마존의 경우 클라우드 사업이 전년 대비 39% 성장하며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잉여현금흐름이 -424억 달러를 기록하며 직전 분기(-76억 달러)보다 현격히 악화된 점이 뼈아팠다.
인텔의 상황도 비슷했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78%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으나, PC 사업 부문의 부진이 발목을 잡으며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차기 분기 매출 가이던스 역시 컨센서스를 하회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전날 코스피는 1.2%, 코스닥은 2.3%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10월 이후 코스피가 13.2% 하락하는 동안 미국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각각 2.8%, 0.9% 상승했으나,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각각 2.5%, 9.8% 급락하며 AI 중심의 조정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의 향방과 업종별 차별화 전략
이날 국내 시장은 알파벳의 급락 여파가 선반영된 상태에서 아마존과 인텔의 시간외 약세까지 더해져 하락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장 중에는 현대건설, 기아, 에이피알 등 개별 기업의 실적 결과에 따라 종목별로 흐름이 갈리는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전날 장중 6%대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내 55조~75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년 1월 말로 미룬 결정이 투자자들의 실망을 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지영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업황 자체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2028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장기 공급 계약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며 메모리 업황의 정점 우려를 완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관련 악재들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어 여러 차례 급락을 겪은 만큼, 현재 시점에서 전저점을 다시 테스트할 가능성은 낮게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낙폭이 컸던 건설 및 방산 업종에서는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어 단기적인 대안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