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성장과 주거 안정을 향한 55.7조 원의 승부수

서울시가 민선 9기 첫 본예산으로 올해보다 8.3% 증액된 약 55조 7000억 원 규모의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번 예산은 청년 세대의 인공지능(AI) 역량 강화와 안정적인 주거 환경 조성에 핵심적인 무게를 두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9일 시청에서 개최된 설명회를 통해, 2027년도 예산 규모가 전년 대비 4조 2667억 원이 증가한 55조 7445억 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건전한 재정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서울의 미래와 시민의 삶을 위한 투자는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교육청과 자치구에 지원되는 예산을 제외한 순수 정책사업비는 31조 57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9.0%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양육 및 결혼 지원 확대 정책에 따라 국고보조사업을 위한 시비 부담이 1조 1700억 원가량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내년 말 채무 잔액을 올해와 유사한 11조 5690억 원 수준으로 관리하며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AI 인재 양성과 야간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이번 예산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청년 인공지능(AI) 성장권' 사업이다. 서울시는 266억 원을 투입해 50만 명의 청년들에게 AI 이용권과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AI 활용 능력의 격차가 향후 취업이나 소득 불평등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더불어 청년취업사관학교에도 460억 원을 배정하여 4500명 규모의 AI 전문 인력을 길러낼 예정이다.

도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24시간 활력경제(야간경제)' 추진 예산도 대폭 반영되었다. 골목상권의 야간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달빛야장' 사업의 경우, 건대맛의거리 등 기존 6곳 외에 10곳의 신규 대상지를 선정하기 위해 105억 원을 편성했다. 또한 한강공원 내 임시 야영장인 '한강 밤핑'의 규모를 키우고, 잠원한강공원 일대의 수변 야간경관을 개선하는 데 100억 원을 투입한다.

주거 공급 확대와 시의회 통과를 향한 과제

주거 안정을 위한 재원 투입도 대대적으로 이루어진다. 서울시는 총 1조 1228억 원을 들여 매입형 2만 736가구, 임차형 3100가구, 건설형 3364가구 등 총 2만 7200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 청년 월세 지원 대상자 역시 기존 2만 3000명에서 내년 3만 2000명으로 확대한다. 민간 주택 공급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신속통합기획 2.0과 모아타운·모아주택 등 정비사업 분야에도 231억 원이 배정되었다.

다만, 야당이 다수인 시의회와의 협치는 큰 과제로 남았다. 현재 118석의 시의회 중 80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예산안 심의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다. 앞서 시가 추가경정예산에서 편성했던 청년 AI 지원 예산 56억여 원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전례가 있어, 이번 예산안의 통과 여부도 불투명하다. 민주당 측은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나 세부 계획이 미흡하다고 지적해 왔다. 또한 민주당이 주장해 온 '장애인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관련 예산이 제외된 점도 갈등 요소다. 시의회는 오는 11월 2일 제340회 정례회를 열고 본격적인 심의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