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세종 센터 1.7배 규모의 압도적 인프라
미국 북버지니아의 '데이터센터 앨리' 핵심부인 라우던카운티 애슈번에 위치한 디지털리얼티의 'IAD39' 데이터센터는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다. 연면적 9만4200㎡에 달하는 이 초대형 시설은 96㎿의 전력 용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내년 상반기 가동을 앞둔 네이버의 세종시 데이터센터 '각 세종'(55㎿)보다 무려 1.7배나 큰 수준이다.
디지털리얼티의 한국 내 시설들이 수직 구조를 띠는 것과 달리, IAD39는 넓은 부지를 활용해 낮고 길게 뻗은 형태를 갖췄다. 대니얼 롬노스키 디지털리얼티 솔루션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부지 확보 가능성과 가용 전력 상태에 따라 센터의 형태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심 지역은 부지가 협소해 수직형이 많지만, 애슈번처럼 넓은 땅을 쓸 수 있는 곳은 수평적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굉음 울리는 데이터홀과 킥보드 이동하는 복도
시설 내부로 들어서면 광활한 복도가 나타나는데, 워낙 넓은 탓에 직원들이 이동 수단으로 킥보드를 이용할 정도다. 스콧 월리스 디지털리얼티 솔루션아키텍처 부문 수석이사는 건물 내에서 길을 잃어본 경험이 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조용한 복도와 달리, 보안문을 열고 들어선 데이터홀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24시간 가동되는 서버와 냉각장비가 내뿜는 엄청난 소음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으며, 보안을 위해 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사진 촬영은 엄격히 금지되었다.
이날 확인한 데이터홀의 전력용량은 6㎿에 달했다. 16개의 고객 전용 스위트(Suite)에는 수천 개의 서버랙이 배치되어 있으며, 이를 식히기 위한 대형 냉각 설비가 쉼 없이 작동 중이었다. IAD39는 바닥 아래로 찬 공기를 순환시키는 공랭식 냉각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별도 기계실에는 버티브사의 대형 냉각장비들이 늘어서 있다. 롬노스키 디렉터는 장비 1대당 약 165㎾의 용량을 가졌다고 밝히며, 고밀도 AI 서버 대응을 위해 타 센터에서는 수랭식 냉각을 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비상 설비와 미래 설계
건물 외곽에는 외부 전력 차단 시 즉각 가동되는 3㎿ 출력의 대형 컨테이너형 비상발전기들이 줄지어 배치되어 있다. 디지털리얼티가 북버지니아에서 운영하는 전체 IT 부하는 1GW 규모이며, 그중 애슈번에 집중된 20여 개 센터가 600㎿를 담당하고 있다. IAD39는 이 거대 네트워크의 핵심 축으로서 오라클, IBM, 메타와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북버지니아 지역 전체 근무 인원은 약 450~500명이며, 센터당 평균 20명 정도가 상주한다.
스콧 월리스 수석이사는 한국의 AI 인프라 구축 시 전력사와 반도체 제조사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기술 변화 속도를 고려할 때, 현재 건설 중인 센터가 향후 3~5년 내에 등장할 차세대 반도체 설계까지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체와의 충분한 협의가 없다면 불과 1년 만에 쓸모없어지는 시설을 짓게 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애슈번의 사례는 GPU 확보뿐 아니라 전력, 냉각, 비상 전원, 그리고 차세대 반도체까지 아우르는 장기적 설계의 중요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