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외곽에서 포착된 새로운 왜행성 후보
2006년 명왕성이 행성 지위를 잃고 왜행성으로 재분류되었던 사건은 당시 세대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후 2008년까지 세레스, 에리스, 하우메아, 마케마케가 추가되며 왜행성은 총 5개로 늘어났다. 그런데 약 18년이 지난 지금, 명왕성보다 더 먼 곳에서 새로운 왜행성 후보가 발견되며 다시 한번 태양계의 지도를 흔들고 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천체물리학센터의 매튜 홀먼 박사 연구팀은 칠레 세로파촌산 정상에 위치한 베라루빈천문대의 망원경을 활용해 해왕성 궤도 바깥쪽에서 '2026 BL11'이라는 천체를 찾아냈다. 이 천체는 공인된 6번째 왜행성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나사(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소형 천체 목록에는 8,291개의 해왕성 외곽 천체가 등록되어 있다. 기존 왜행성 중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있는 세레스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해왕성 외곽 천체(TNO)에 속한다.
궤도 이탈과 천체의 물리적 특성
왜행성은 자체 중력으로 구형을 유지할 만큼의 질량을 가졌으나, 행성처럼 주변 궤도의 천체들을 정리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태양계 외곽의 얼음 천체들은 지름이 400km를 넘으면 이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발견된 '2026 BL11'은 현재 태양으로부터 69억km 떨어진 지점에서 공전 중이며, 이는 명왕성보다 약 9억km 더 먼 거리다. 특히 이 천체의 공전 궤도는 태양계 평면에서 약 25도 가량 기울어져 있는데, 이는 해왕성과의 중력 작용으로 인해 원래 궤도에서 튕겨져 나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루빈천문대의 혁신적 관측 성과
이번 발견은 루빈천문대가 지난 6월 본격적인 관측을 개시한 이후 거둔 주요 성과 중 하나다. 연구진은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촬영된 사진들을 분석하던 중 이 천체를 포착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별처럼 고정된 점으로 보였으나, 며칠간의 위치 변화를 면밀히 추적한 결과 태양계를 공전하는 천체임을 확인했다. 또한 과거의 이미지 기록까지 역추적하여 존재를 최종적으로 입증했다. 연구진은 표면 반사율을 바탕으로 이 천체의 지름을 600~1500km로 추정했다. 최대치인 1500km를 기준으로 하면 명왕성의 2370km보다는 작지만, 하우메아나 마케마케와 유사한 크기다.
매튜 홀먼 박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천체가 본래 목성이나 토성 근처에서 형성되었다가 거대 행성의 영향으로 외곽으로 밀려났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동안 이 천체는 별이 밀집된 은하수 평면 근처에 위치해 빛에 묻혀 발견되지 못했으나, 32억 화소의 초고해상도 카메라와 8.4m 반사경을 갖춘 루빈천문대의 강력한 식별력 덕분에 찾아낼 수 있었다. 루빈천문대는 보름달 면적의 45배에 달하는 3.5도의 넓은 시야로 3일마다 남반구 하늘 전체를 관측한다. 홀먼 박사는 향후 10년간 남쪽 하늘을 반복 촬영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이전 조사에서 놓쳤던 다른 왜행성들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