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시대, 경영 교육의 새로운 이정표

경희대학교의 교육 철학인 ‘문화세계의 창조’는 현재의 안주를 넘어 더 넓은 세계를 지향하는 가치를 담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새로운 지식을 수용하고 세상의 흐름을 통찰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일은 변함없이 중요하다. 경영 교육 또한 이러한 맥락에 놓여 있다. 산업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은 기술과 시장이 변함에 따라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되어야 하며, 익숙한 난제일지라도 다른 기준을 적용할 때 비로소 혁신적인 해법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2025년 취임한 강재식 경희대 경영대학원장은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전반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1995년 베이징대에서 중국을 연구한 유학 1세대인 그는 2000년대 초반 ‘경희대–칭화대 중국비즈니스 CEO 과정’을 구축하며 현장에서 산업 변화와 지역별 성장 동력을 직접 체득해 왔다. 현장의 지식을 비즈니스 교육으로 연결해 온 그는 이제 대학원장으로서 교육과정 개편과 국제 교류 확대를 통해 경영 교육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전공 개편과 4학기제 도입의 본질

강 원장은 취임 후 전공 체계의 개편과 4학기제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다. 이는 재직자들의 시간적 제약을 존중하면서도 학습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주요 대학의 학제를 비교 분석하고 원우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학과 간의 경계를 허무는 데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주 전공을 깊게 파고들면서도 AI, 데이터, ESG, 지식재산권 등 미래 경영의 핵심 주제들을 공통 교육을 통해 융합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구조를 재설계했다.

4학기제 역시 단순히 학기를 단축하는 차원이 아니라, 학생들이 학습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강 원장은 교육과정의 변화가 학생들의 실질적인 역량 강화로 이어져야 함을 강조하며, 기존 학제와 병행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졸업 요건과 수강 기준을 명확히 안내하기 위해 학과장 및 행정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아시아 톱10 MBA를 향한 글로벌 전략

경희대 경영대학원은 다양한 산업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인적 자산을 교육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다. 제너럴(General) MBA는 현업의 전문성을 경영 전반의 이해로 확장하며, 글로벌(Global) MBA는 중국, 일본, 동남아, 러시아, 서구권 유학생들이 함께 교류하는 장이다. 또한 국내 최대 규모의 군 대상 MBA인 밀리터리(Military) MBA는 전국 12개 교육망을 통해 군 간부의 특성에 최적화된 운영 체계를 제공한다. 강 원장은 2030년까지 ‘아시아 톱10 MBA 스쿨’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각 과정의 전문성을 심화하고 아시아 각국의 시장을 비교 학습할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문화적 이해에서 시작된다. 그는 외국인 유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함께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김장 행사’를 5년째 이어오며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강 원장은 비즈니스 협상에서도 상대방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하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안목과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박현주 회장 초청 강연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AI 시대의 판단력과 산학협력의 가치

인공지능(AI)이 업무 환경을 재편하는 시대에 경영 교육은 도구를 다루는 기술을 넘어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에 집중해야 한다. 강 원장은 AI 도입 시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신뢰성, 고객의 반응, 조직의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현장의 실제 문제를 바탕으로 AI 적용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실습형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산학협력을 통해 산업 현장의 요구를 교육과 연구로 연결하는 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국서부발전(ESG 및 에너지), 감사교육원(전문교육), 한국콘텐츠진흥원 및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콘텐츠 산업) 등과의 협력을 통해 현장 사례를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강 원장은 이러한 협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직무 역량과 경력 개발로 이어지도록 지속적인 피드백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경희대 경영대학원은 개원 60주년을 기점으로 다음 60년을 준비하고 있다. 강 원장은 교육의 범위를 졸업 이후의 삶과 직무 변화까지 확장하고, 변화하는 공급망과 경제 안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실행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성장해 온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세 분야 MBA의 특성화와 국제 교류를 통해 시대의 변화에 끊임없이 응답하는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