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권한 관리의 심각한 보안 결함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실무 도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에이전트의 계정 관리와 접근 권한 설정에 심각한 허점이 존재한다는 빅테크 전문가의 경고가 제기되었다. 기업들이 통제되지 않는 에이전트들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는 현재의 개발 방식을 즉각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리처드 세로터 구글 클라우드 시니어 디렉터 겸 수석 에반젤리스트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깃허브 유니버스 2026'의 'The view from the labs(연구실에서 본 시각)' 패널 토론에 참석해 이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세로터 디렉터는 현재 AI 산업이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에이전트의 스킬 구현에는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인프라와 플랫폼, 특히 '에이전트 신원 확인(Identity)' 영역에 대한 투자는 매우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단일 계정 공유의 위험성과 모델 라우팅 전략

세로터 디렉터는 개발 현장의 실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만약 조직 내 에이전트들이 단일 서비스 계정 하나로 구동되고 있다면 즉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많은 경우 개발 편의를 위해 여러 AI 에이전트가 하나의 통합 계정을 공유하도록 방치하곤 하는데, 이는 보안 위협을 높일 뿐만 아니라 시스템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방식이다. 그는 단 하나의 에이전트에게 모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과도한 권한을 주는 모델은 명백히 잘못된 방향이라고 꼬집었다.

보안 위협을 줄이면서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으로 그는 '모델 라우팅' 기술을 제시했다. 세로터 디렉터는 모든 업무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최첨단(Frontier) 모델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업무의 목적과 난이도에 따라 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플래시 모델이나 오픈소스 모델을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권한과 역할을 분리하는 라우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프라 보안 강화와 시스템 검증의 필요성

이날 토론에 함께 참여한 앤트로픽의 앤절라 장 플랫폼 제품 총괄 역시 보안 통제권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 장 총괄은 에이전트가 생성하는 방대한 트래픽을 모니터링하고, 이들의 신원 확인 및 권한 부여를 제어하는 것이 현재 인프라 분야의 가장 난해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또한 에이전트의 자율성이 커질수록 시스템이 스스로 수행하는 동작을 검증할 수 있는 안전장치 구축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보안 이슈는 최근 국내 금융 및 가상자산 업계에서 발생한 연쇄 해킹 사건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이달 하순 빗썸과 대신증권 등 주요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비인가 접근 침해사고가 발생했으며, 이에 앞서 9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에는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16개 금융회사의 영업지원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수만 건의 정보가 유출된 바 있다. 이는 시스템 접근 권한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