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교사가 직접 측정한 학교 접근성 데이터, 정책 대안으로 제시
사단법인 무의가 오는 6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실의 주최로 '모모탐사대 학교 접근성 개선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장애 학생과 장애 교원이 학교라는 공간에 단순히 들어가는 것을 넘어, 학교생활 전반에 온전히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법적·제도적 개선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무의를 비롯해 공익법단체 두루, 실천교육교사모임,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특수교육디지털교육협회(SeeD)가 함께 참여하여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장애 당사자가 시민 참여를 통해 일상 속 장애 접근성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관을 설득해 현장의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높여온 무의의 활동을 토대로 진행된다.
'모모탐사대' 프로젝트가 밝혀낸 학교 시설의 실상
'휠체어로 다녀 본 우리 학교'라는 이름의 '모모탐사대(모두의 학교 by 모두의 1층)'는 무의가 운영하는 장애 인식 교육 및 접근성 데이터 수집 프로젝트다. 교사와 학생들이 직접 휠체어를 타고 승강기 등 학교 내 시설의 접근성을 조사하며, 이를 통해 학교 휠체어 접근성 가이드를 제작한다. 올해는 아름다운가게의 '아름다운 희망나누기' 지원을 통해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으며, 약 3~4시간 동안 장애 이해 교육과 데이터 수집이 병행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토론회의 시작은 강경숙 의원의 축사와 함께, 작년과 올해 모모탐사대에 연속으로 참여한 안산 신길초등학교 학생들의 경험 발표로 문을 연다. 신길초등학교는 엘리베이터 2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애인 화장실도 교육부 기준상 '적정' 판정을 받은 비교적 양호한 시설을 갖춘 곳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직접 휠체어를 타고 확인한 결과, 화장실을 왕복하는 데 일반적인 경우보다 4배가량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리서치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2025년 첫 조사 당시 장애인 화장실 내부에 방치된 청소 도구를 발견하여 올해 별도의 청소 도구 보관 공간을 마련했으며, 올해 조사에서는 장애 학생과 교사의 이동 동선을 최적화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의견을 학생들이 직접 제시했다.
전동휠체어 이용자 외면하는 '적정 설치' 기준의 한계
홍윤희 무의 이사장이 주제 발표와 좌장을 맡는 이번 토론회에서는 '학교 장애 접근성 실태와 법·제도적 개선 과제'가 다뤄진다. 홍 이사장은 모모탐사대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교육부의 학교알리미 웹사이트에 '적정 설치'로 공시된 장애인 화장실 상당수가 실제 전동휠체어 이용자에게는 사용하기 어려운 구조임을 지적했다.
또한 홍 이사장은 학교 접근성 데이터가 파편화되어 있다는 점을 핵심 문제로 꼽았다. 수능 시험장 담당 장학사, 장애 학생 배치 담당자, 시설 부서가 각각 별도로 데이터를 조사하고 관리하다 보니, 정작 정보가 필요한 학생과 학부모는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홍 이사장은 지난해 수능 전날, 휠체어를 타는 딸을 위해 시험장 학교의 장애인 화장실 여부를 문의했으나 현장 직원조차 답변하지 못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이에 홍 이사장은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즉각 시행할 수 있는 네 가지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실사용자 중심의 접근성 조사 서식 개편 ▲분산된 장애 접근성 데이터의 통합 관리 ▲학교 또는 교육청 차원의 장애 접근성 가이드 공개 ▲학생 참여형 조사의 교육과정 편입 등을 제시했다.
전문가 종합토론 및 지자체·중앙정부의 정책 움직임
종합토론에서는 네 명의 전문가가 학교 접근성 현안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엄선희 변호사(공익법단체 두루)는 학교 장애 접근성 정보 체계 구축을 위한 제도적 과제를, 천경호 회장(실천교육교사모임)은 학생 참여형 교육의 효과를 논의한다. 이어 김헌용 위원장(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은 장애인 교원의 임용 및 전보 과정에서의 접근성 문제를, 홍진 통합교육팀장(특수교육디지털교육협회 SeeD)은 거버넌스 관점에서의 관리 체계를 짚어낼 예정이다.
홍윤희 이사장은 “모모탐사대 프로젝트를 통해 접근성 데이터 수집이 문제 해결에 주는 교육적 효과가 증명되었다”며, “교육청 내에서도 데이터 통합 관리가 미비한 만큼, 이번 논의가 실제적인 제도적 솔루션으로 연결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교 장애 접근성 문제는 중앙 및 지방 정부 차원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홍 이사장은 지난 10월 28일 국민생명안전위원회 회의에서 학교 재난 대피 훈련 시 휠체어 이용 학생이 배제되는 문제를 지적하며, 출입구 단차나 경사로 같은 일상 접근성 정보를 '공익데이터'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같은 날 경기도의회에서도 차유미 의원 주최로 장애 학생과 교직원의 재난 대피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으며, 차 의원은 전국 최초로 관련 조례 제정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