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성장 뒤에 가려진 막대한 'AI 청구서'

아마존의 클라우드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4년 만에 가장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며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외 거래에서 아마존의 주가는 6% 이상 폭락했다. 지난 3분기 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했을 당시에는 AWS의 성장세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었으나, 이번에는 시장의 반응이 완전히 엇갈렸다. 인공지능(AI) 분야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는 빅테크 기업들을 향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단순한 성장 속도에서 실질적인 투자 수익률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마존이 29일(현지시간) 발표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2019억 4000만 달러(약 271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전망한 2023억 1000만 달러를 하회하는 수치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1.89달러를 기록하며 예상치인 1.96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순이익은 206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감소했는데, 회사 측은 지난해 3분기에 반영되었던 앤트로픽 투자 관련 평가이익 95억 달러의 기저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WS의 독주와 설비투자 폭증이 부른 현금흐름 악화

이번 실적에서 AWS는 유일하게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AWS 매출은 459억 8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9% 급증하며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 성장률을 보였고, 6분기 연속으로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영업이익 또한 177억 7000만 달러로 55% 늘어났다. 아마존 전체 매출에서 AWS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과도한 지출 규모가 발목을 잡았다. 3분기 설비투자는 773억 달러로, 전년(351억 달러) 대비 2.2배나 폭증했다. 이는 팩트셋의 전망치인 587억 달러를 186억 달러나 웃도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최근 12개월간 잉여현금흐름(FCF)은 424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분기 76억 달러 적자보다 5.6배나 늘어난 수치로, 2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아마존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유형자산 매입 증가가 이러한 현상의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경쟁사 대비 뒤처진 성장 폭과 투자 효율성 논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는 AWS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9% 이상 상승했다. 당시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연간 설비투자 계획을 2000억 달러에서 2200억 달러로 상향했음에도 시장은 이를 성장의 근거로 환영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AWS의 성장 가속 폭이 2%포인트에 머물며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에버코어의 마크 마허니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았다고 평가했다.

경쟁사들과의 비교에서도 열세가 드러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매출이 48% 성장했다고 발표하면서도 연간 설비투자 전망을 1750억 달러에서 170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구글클라우드 역시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보였다. 스카이 캐너베스의 이마케터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구글이 설정한 높은 경쟁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본업의 둔화와 불투명한 미래 전망

투자 효율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AWS의 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약 130억 달러 증가한 반면, 설비투자는 같은 기간 422억 달러나 늘어났다. 앤디 재시 CEO가 2027년까지 투자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예고하면서, 투자 정점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여기에 온라인 스토어 매출은 2% 증가한 684억 7000만 달러에 그쳐 2023년 초 이후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고, 광고 매출도 196억 4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10억 달러 넘게 밑돌았다. 광고 매출의 낮은 성장률은 프라임데이 일정을 7월에서 6월로 앞당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향후 전망 또한 보수적이다. 아마존이 제시한 4분기 매출 전망치 2400억 달러의 중간값은 시장 예상인 2445억 달러보다 낮으며, 영업이익 전망치 중간값 310억 달러 역시 예상치인 330억 달러를 밑돈다. 다만 아마존은 자체 AI 칩 사업이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트레이니엄 칩을 2027년 말부터 외부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미 냉각된 상태다. 알파벳이 검색 사업 둔화 우려로 시가총액 5000억 달러가 증발하며 폭락한 가운데, 아마존 역시 정규장에서 4.25% 하락한 243.79달러로 마감한 뒤 실적 발표 후 추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