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맞춤형 직무 모델의 실질적 성과

지체장애를 가진 이창배(51세) 씨는 현재 청주지방법원 총무과에서 시간제일반임기제공무원으로 재직하며 행정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의 안정적인 정착은 한국장애인개발원과 법원행정처가 공동으로 추진해 온 협력 사업의 구체적인 결실로 평가받는다. 양 기관은 중증장애인에게 최적화된 직무 모델을 설계하고, 단순한 채용을 넘어 직장 적응까지 체계적으로 연계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 씨는 장애인일자리사업의 일반형일자리(전일제) 참여자로서 청주시 흥덕구청에서 약 7년 8개월(2019년 1월~2026년 8월) 동안 행정 보조 업무를 성실히 수행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실무 경험은 법원 임기제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강력한 밑거름이 되었다. 그는 현재 외부에서 접수된 전자문서를 각 부서로 전달하고, 관할 시·군법원 및 등기소에서 송부되는 월간 보고자료와 회의록을 취합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고용 불안의 반복을 넘어선 새로운 도전

이 씨의 직업적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1999년 안산의 한 기업 생산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대학 졸업 이후 관리직과 사무직 등 다양한 직무를 거쳤으나, 지속적인 고용 불안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급여 인상 시점이 되면 회사 측으로부터 퇴사 압박을 받는 등 장애로 인한 고용 불안정이 반복되었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취업 자체가 매우 어려웠으며,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도 자주 이직해야 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전환점은 2018년 재취업을 준비하던 중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장애인을 목격하면서 찾아왔다.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을 통해 장애인일자리사업에 대해 상세한 안내를 받은 그는 곧바로 사업에 참여했다. 구청에서 오랜 기간 근속하며 쌓은 행정 역량은 법원 업무의 체계와 민원 응대 방식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

현장 지원과 환경 조정을 통한 안정적 정착

이 씨의 성공적인 법원 생활 뒤에는 개발원의 세심한 현장 지원이 뒷받침되었다. 개발원은 지역 전문기관인 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과 협력하여 이 씨가 직무를 숙지하고 동료와 소통하며 근무 환경을 조정할 수 있도록 도왔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이 씨를 위해 현장 지원 담당자는 이동 편의성을 점검하고 법원 측과 필요한 사항을 조율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낯선 환경에서 겪을 수 있는 정서적 불안을 해소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법원 측의 선제적인 노력도 돋보였다. 법원은 개발원의 자문을 바탕으로 이 씨의 근무 환경을 면밀히 살폈다. 당초 계획되었던 단순 우편물 분류 업무 대신, 이 씨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적합한 업무를 재배정했다. 또한 휠체어 이동의 편의를 위해 사무실 자동문의 개방 시간을 연장하고, 여닫이문의 불편함을 줄이고자 총무과 문을 상시 개방하는 등 물리적 환경을 개선했다.

장애인 사법 접근성 향상을 향한 포부

이창배 씨는 이제 법원에서의 더 큰 목표를 꿈꾸고 있다. 그는 법원을 찾는 장애인 민원인들이 정보 부족으로 인해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목격하며, 향후 장애인의 사법 접근성을 높이는 업무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성공 사례가 취업을 준비하는 다른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 씨는 "제가 법원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취업을 준비하는 장애인분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맡은 일을 완벽히 수행해 인사 담당자들이 장애인 고용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 장애인도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더 많은 일자리가 열리는 데 보탬이 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