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 공급망 불확실성 공동 대응

이재명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9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및 안보 환경에 함께 맞서기 위한 협력 체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회담 직후 진행된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국 관계를 '강화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Enhanced Strategic Partnership)'로 격상하여 운영할 것을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경제와 산업 부문의 전략적 협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첨단 기술과 미래 성장 동력을 이끌 분야로 협력의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에너지 안보 및 핵심 광물 확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산업 가속화법'과 관련하여 한국이 EU 회원국들과 동등한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독일 측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방산 및 국방 협력의 실질적 확대

양국은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실질적인 방산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국방 당국 간의 전략적 소통 채널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군사비밀 정보보호 협정'을 조속히 체결하여 정보 보안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독일이 분단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안정적인 협력을 지속하기로 약속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긴장 상태, 자유무역 질서 유지, 기후 위기 대응 등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에 대해 긴밀히 의견을 나누며 전략적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국민과 기업 간의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비자 발급 및 체류 허가증 처리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독일 측에 특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국제 규범 수호와 해상 교통로 안전 강조

양 정상은 정치, 안보,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전방위적 협력을 심화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정기적인 군사 훈련 및 교류 추진, 정보 공유 강화, 양국 국방부 간 안보 정책 및 방산 협력을 논의할 실무회의의 지속적 개최 등이 포함되었다. 아울러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플랫폼이 초래할 수 있는 안보 위협과 하이브리드 위협, 허위 정보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도 심화할 방침이다. 안보 측면에서는 한-EU 안보 방위 파트너십과 나토(NATO)의 인도·태평양 파트너국 협력 프로그램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경제 측면에서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성실한 이행을 바탕으로 개방적이고 공정한 규범 기반의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양국은 보편적 인권과 국제법에 따른 항행의 자유, 안전한 상공 비행의 가치를 공유하며 국제재판소를 포함한 다자체제 수호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알만데브 해협 등 주요 해상교통로에서 무력 위협이나 불법적인 통행료 부과로 통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전 세계의 안보와 번영을 위협하는 일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강력히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