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100 편입과 기술 가치 재평가 노리는 GM

미국 자동차 산업의 거물인 제너럴모터스(GM)가 27일(현지 시각) 상장 거래소를 기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으로 전환한다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GM의 주식은 종목 코드 'GM'을 유지한 채 오는 12월 17일부터 나스닥에서 새롭게 거래를 시작한다. 이는 1911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입성한 이래 115년 만에 이루어지는 대규모 이전이며,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사 중에서는 나스닥 상장을 결정한 최초의 사례다. 거래소 이전 발표가 나온 당일인 27일, GM의 주가는 전날 대비 5.54% 상승한 80.54달러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GM의 이번 행보는 나스닥100 지수 편입을 통한 자금 유입과 더불어,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카 기술이 지닌 미래 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과거에 거래소를 옮겼던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이전 이후의 주가 향방은 개별 기업의 실적과 사업적 변수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결단이 단순한 차량 판매량을 넘어 기술 중심 기업으로서의 가치 변동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기차 점유율 확대와 미래 모빌리티 전략

거래소 이전이 투자자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이점은 나스닥100 지수 편입 가능성에 있다. 금융주를 제외한 나스닥 상장 대형주로 구성되는 이 지수에 GM이 포함될 경우,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부터 대규모 매수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GM은 이번 발표를 통해 나스닥100 지수 편입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GM은 이번 이전을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는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전기차와 차량 관련 기술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 내 GM의 점유율은 2021년 5.1% 수준에서 지난해 13.3%까지 치솟았다. 이는 시장 지배력이 72.3%에서 46.2%로 하락한 테슬라의 흐름과는 대조적인 성장세다. 지난 21일 'GM 포워드 2026' 기술 행사에서 공개된 바에 따르면, 차량 상태 확인 및 긴급구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스타' 이용자는 이미 22개 시장에서 1,200만 명을 돌파했다. 또한 2028년에는 캐딜락 전기차 모델에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며, 이후 가솔린 SUV와 픽업트럭 모델로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시장의 평가와 상반된 기업 사례들

이러한 성장 잠재력이 현재 주가에 충분히 녹아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미국 투자 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GM의 향후 1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5배로, 포드(약 6배)와 유사하거나 도요타(약 10배)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고든 해스킷의 애널리스트 돈 빌슨은 자동차 업계의 리스크를 고려하더라도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온스타와 '수퍼 크루즈' 자율주행 서비스의 가치가 별도로 반영된다면 훨씬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기업들은 기존 업종에 기술력을 더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나스닥 이전을 선택하고 있다. 호텔 기업인 힐튼 역시 지난 20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하며, AI 기반 여행 계획 서비스 등을 통한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그러나 나스닥 이전이 반드시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AI와 자동화를 앞세워 지난해 12월 이전한 월마트는 나스닥100에 편입되었으나, 이전 직전 대비 주가 상승률은 5.1%에 그쳤다. 반면 AI 데이터 분석 수요 폭증으로 매출이 급증한 팔란티어는 이전 발표 후 나스닥100 편입과 함께 주가가 207% 급등하는 성과를 거뒀다.

반대로 부정적인 사례도 존재한다. 피자 체인 도미노피자와 생활용품사 킴벌리클라크는 나스닥 이전 후 각각 26.2%와 24.6% 주가가 하락했다. 도미노피자는 소비 위축과 경쟁 심화가 발목을 잡았으며, 킴벌리클라크는 켄뷰 인수 발표 이후 발생한 인수 비용 부담과 사업 전망에 대한 우려로 인해 하루 만에 주가가 14.6% 폭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