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감금'까지 동원한 치밀한 범행 수법
베트남을 본거지로 삼아 기업 형태의 조직망을 가동하며 약 81억 원의 재산을 가로챈 피싱 범죄 집단 50여 명이 경찰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대동단결'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이 기업형 피싱 조직의 한국인 총책 2명을 포함해 총 54명을 붙잡았으며, 이 중 37명에 대해서는 구속 영장을 집행했다고 29일 발표했다.
경찰은 검거된 인원들에게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으며, 조직적 범죄 성격을 고려해 45명에게는 형법상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죄를 추가로 적용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2024년 7월부터 올해 1월 사이 총 110명의 피해자로부터 81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은 매우 정교하게 설계되었다. 검사나 금융감독원 직원 등 공공기관 관계자를 사칭해 접근한 뒤, 피해자들에게 범죄 연루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했다. 특히 조사를 위해 외부와 격리된 공간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숙박업소 등에 머물게 하여 스스로 연락을 끊게 만드는 '셀프 감금' 수법을 동원했다. 또한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거나 허위 웹사이트 접속을 통해 개인의 재산 정보를 탈취한 뒤, 자산 검수를 명목으로 현금이나 체크카드를 보관함에 넣게 하거나 가상자산을 전송하도록 강요했다.
성과급 제도 도입한 체계적 하부 조직 운영
조직 운영 방식은 마치 일반 기업과 유사했다. 이들은 인터넷 광고와 인력 조달책, 지역의 선후배 관계 등을 이용해 하부 조직원을 모집했다. 조직은 역할에 따라 1선 재산정보 취득팀, 2선 보호조치팀, 3선 자산검수팀으로 세분화되었으며, 각 팀은 법원 사무관이나 검사, 금감원 직원 등을 연기했다. 조직이 확장됨에 따라 본사 외에도 3개의 하부 조직을 별도로 운영했으며, 내부에는 성과급 제도까지 도입해 치밀하게 범죄를 이어갔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월 베트남 공안당국이 행정검사를 실시하던 중 한국인 29명을 적발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현지 당국이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에 해당 사실을 통보함에 따라, 경찰청은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공조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현지 출장과 압수물 분석, 피의자 송환 과정을 거쳐 국내에 머물던 조직원들을 추가로 검거해냈다. 베트남에서 검거된 피의자들은 지난 8월부터 8월 2일까지 총 8차례에 걸쳐 국내로 송환되어 구속되었다.
현재 경찰은 아직 잡지 못한 도주 중인 중국인 총책 1명과 나머지 조직원들에 대해 추적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공기관을 사칭해 금융 정보나 개인 정보를 요구하며 금전을 가로채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