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수출 한도 110%로 확대 조정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의 전쟁 발발 이후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적용하며 시행해온 수출 제한 조치 중, 경유에 대해서만 규제가 풀린다. 산업통상부는 국내 시장의 물량 공급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경유의 수출 제한을 오는 11월부터 조건부로 완화한다고 29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3월 13일부터 정유사가 주유소나 대리점에 공급하는 보통휘발유, 자동차 및 선박용 경유, 실내등유의 가격 상한을 설정하는 최고가격제를 운용해왔다. 당시 전쟁 여파로 인한 원유 도입의 불안정성과 가격 상한이 없는 수출로 물량이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제품들의 수출량을 전년 동월 대비 100% 이내로 묶어두었다.

소비 위축과 정유 업계 요구 반영

이번 정책 변화의 배경에는 8개월간 이어진 가격 통제에 따른 정유 업계의 규제 완화 요구와 최근 급감한 국내 경유 소비량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의 통계를 살펴보면 누적 경유 소비량은 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유를 주요하게 사용하는 산업계의 경기 침체와 이로 인한 물류 운송업의 위축이 맞물린 결과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정유사가 국내 공급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적정 재고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경유 수출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범위 내까지 추가로 허용할 계획이다. 다만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이 수치는 유연하게 관리될 예정이다.

휘발유 등 타 유종은 규제 유지

정유 업계는 공장 가동률을 높일 경우 경유뿐만 아니라 휘발유와 등유 등도 함께 생산되므로 모든 유종의 수출 제한을 풀어달라고 건의했으나, 정부는 전면적인 완화에는 선을 그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휘발유의 경우 수요 감소 폭이 크지 않아 수출 제한을 풀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규제 완화의 핵심 원칙은 국내 공급 안정화이며, 경유 수출 완화는 글로벌 석유 공급망 내에서 한국의 역할을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한편, 휘발유나 등유 등은 외교적 차원의 공식 요청이 있을 때만 국익과 국제 제재 위반 여부 등을 종합 검토하여 수출 물량을 조절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