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117% 급증한 규모, 세계 무대 겨냥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이 개원 60주년을 맞이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10년 804명이었던 재학생 수는 16년 만에 117.2%라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2026년 기준 1,172명에 달했다. 여기에 휴학생 187명을 합산하면 전체 재적학생 규모는 2,000명에 육박한다. 이는 재적학생이 대략 650명에서 950명 사이에 머무는 국내 주요 경영대학원 및 경영전문대학원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큰 규모다.
1966년 문을 연 경희대 경영대학원은 지난 60년 동안 일반적인 경영학 교육의 틀을 넘어 아시아 비즈니스 영역과 군 위탁교육 등으로 그 외연을 꾸준히 확장해 왔다. 이제는 거대해진 규모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활용과 산업 구조의 급격한 재편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교육과정을 혁신하고 국제 교류를 강화하며 향후 60년의 미래를 설계하는 중이다.
세 가지 전문 교육 체계로 구축한 차별화된 커리큘럼
중국 유학생 조능흔 씨는 다양한 국적의 원우들과 팀 프로젝트와 토론을 수행하며 정답이 하나가 아님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비즈니스 흐름을 학습하고 현장 방문을 통해 이론을 검증하며 시장을 바라보는 안목을 넓혔다. 이처럼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한 공간에서 경영 과제를 고민하는 환경은 경희대 경영학 석사과정(MBA)의 핵심적인 학습 특징이다.
경희대 MBA는 세 가지 특화된 학위 체계를 운영하며 경영학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산업별 전문성을 강조하는 제너럴(General) MBA, 국제적 시각을 함양하는 글로벌(Global) MBA, 그리고 군 간부의 직무와 학업을 연계한 밀리터리(Military) MBA가 그것이다. 제너럴 MBA는 의료, 문화예술, 경영 컨설팅 등 특정 산업의 전문 지식과 재무, 마케팅, 인적자원 관리 등 경영학의 공통 기반을 결합한다. 예를 들어 의료기관 운영 시 서비스 질과 기술, 비용을 통합적으로 고려하거나, 문화예술 콘텐츠를 사업화할 때 시장 유통과 재원 조달을 이해하도록 돕는 식이다.
글로벌 MBA는 경희대가 축적해 온 아시아 비즈니스 교육의 노하우가 집약되어 있다.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러시아 및 서구권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유학생들이 모여들면서 국제적 교육 환경이 조성되었다. 10여 년 전 300~400명 수준이었던 글로벌 MBA 유학생은 현재 600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성장은 2000년대 초반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시기에 설립된 ‘경희대–칭화대 중국비즈니스 최고경영자(CEO) 과정’ 등에서 쌓아온 학술적 교류의 역사에 기반한다. 당시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강재식 경영대학원장은 주임교수로서 베이징, 상하이, 광둥, 신장, 티베트 등 30곳 이상의 지역을 누비며 현지 산업 현장과 대학, 지방정부 간의 접점을 넓혔다.
아시아 MBA 성장과 군 간부를 위한 맞춤형 교육
이러한 대중국 교류 기반은 차이나(CHINA) MBA 전공 설립(2003년)과 아시아(ASIA) MBA 전공으로의 확장(2022년)으로 이어졌다. 특히 아시아 MBA의 성장세가 눈에 띄는데, 재학생 수는 2024년 1학기 161명에서 2026년 2학기 304명으로 약 89% 증가했다. 강재식 원장은 서로 다른 시장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의 토론이 국제경영 교육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국가별 제도와 소비문화가 기업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는 과정이 학생들의 시야를 넓혀준다고 설명했다.
군 간부들을 위한 밀리터리 MBA는 1998년 학군 제휴 협약과 1999년 국내 대학 최초의 군부대 내 이동수업장 개설을 통해 시작되었다. 현재 육·해·공군 및 해병대를 대상으로 전국 12개 교육장을 운영 중이다. 이는 인사이동이 잦은 군인의 특성을 고려해 근무지가 바뀌어도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경희대 교수진이 직접 부대를 방문해 본교 수준의 체계적인 강의를 제공하며, 재무와 전략 등 경영 기초부터 국제 정세와 안보 환경 변화까지 폭넓게 다룬다. 또한 학군 제휴 과정은 등록금의 50%를 감면하며, 계약학과 과정은 국비로 50%를 지원받아 약 3,000명의 석사 학위 취득자를 배출했다.
교육과정 전면 개편을 통한 '유연한 교육' 실현
경희대 경영대학원은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발맞춰 기존 5학기제를 4학기제로 전환하고 전공 편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8개 학과 18개 전공을 5개 학과 17개 전공으로 재편했으며, 전공 간 경계를 낮추기 위해 유사 분야를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 ESG, 지식재산권 등 현장 수요가 높은 주제를 커리큘럼에 반영하고, 생성형 AI와 같은 실무 기술을 교육과 결합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학생을 위한 AI 실시간 통번역 솔루션과 글로벌 라운지 조성 등 학습 환경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유연함'이다. 정해진 틀에 학생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 경계를 허물면서도 전문성을 유지해 각자의 업무와 관심사에 맞는 최적의 배움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비학위 과정인 최고경영자과정(AMP)은 196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1기로 맞이하며 시작해 올해 120기를 모집 중이며, ESG 최고위과정도 10기째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질적 성장은 경희대 경영대학원이 아시아 최고의 MBA로 도약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