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 신고 막기 위한 하위법령 정비 가속화
정부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로 위장해 각종 규제 특례를 누리려는 편법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 마련에 착수했다. 일반 데이터센터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일부 설치한 뒤 AIDC로 신고하여 혜택을 받는 사례를 방지하겠다는 목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 10일 시행 예정인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특별법)에 맞춰 정부는 현재 시행령과 고시 등 하위법령을 정비 중이다. 이번 작업에는 시설의 인정 요건부터 구축 및 운영 신고 절차, 인허가 일괄 처리 방식, 비수도권 특구 지정 기준 등이 포함된다.
송도영 인프라센터장(변호사)은 최근 허수 신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존에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던 신고 제도가 복잡해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시행령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일부 사안은 법률 개정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력 사용 비중과 설계 구조가 핵심 기준
정부는 AIDC를 판별하기 위해 장비의 개수가 아닌 전력 사용 구조를 핵심 지표로 삼을 계획이다. 서버의 대수나 데이터 처리량보다는 랙당 전력 밀도와 가속기 장비가 차지하는 전력 비중을 통해 시설의 실질적인 용도를 검증한다. 구체적인 인정 요건으로는 가속기 설치 여부, 가속기 구동에 필수적인 냉각 및 전력 설비 구비, 그리고 전체 정보통신 장비 전력 중 가속기 전력이 차지하는 비율이나 규모 등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가속기 전력 비중은 전체의 50~70% 수준에서 논의 중이며, 장비 자체의 전력 규모가 일정 임계치를 넘을 경우 AIDC로 인정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최종적인 기준은 기술 발전 속도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고시 형태로 확정될 예정이다. 송 변호사는 가속기 산업의 특성상 기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고시를 통한 운영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착공 시 효력 상실 및 코로케이션 인정 논란
신고 제도의 악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된다. 특별법은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부담이 적은 신고제를 채택했으나, 실제 사업 의사 없이 특례만 노리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착공 지연'에 대한 제재를 검토한다. 구축 착수 예정일로부터 1년 내에 공사가 시작되지 않으면 신고 효력을 상실시키고, 예정일을 변경하더라도 최초 신고일로부터 최대 2년을 넘기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다만, 현행법상 신고 취소와 같은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 위해서는 법률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개정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시장의 주요 모델인 코로케이션(상면임대)에 대한 기준 설정도 관건이다. 정부는 실제 서버의 소유 주체보다는 시설 자체가 AI 연산에 적합하게 설계되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겸 부총리는 지난 23일 국회 종합감사에서 임대형 AIDC에 대한 세제 혜택 부재를 언급하며, 재정 당국과 협의해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한 준비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 변호사는 코로케이션 시설의 경우 설계 기준을 중심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코로케이션이 단순 임대업으로 분류되어 조세특례 혜택에서 제외될 것을 우려하며, 산업 핵심 모델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