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을 상실한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가 심각한 혼란 속에 표류하고 있다. 기후와 에너지, 환경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통합하려는 시도가 애초에 정교한 설계도 없이 시작된 탓인지, 부처의 정체성은 모호해졌다. 특히 3대 메가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부처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조차 불분명해진 상태다. 지난 6월 말 이후 김성환 장관은 전기, 물, 환경을 둘러싼 갈등을 중재하는 데 주력해 왔으나, 10월 1일 출범 1주년을 기념해 쏟아지는 홍보물들은 실제 현장의 상황과는 괴리가 크다. 부처의 성과를 홍보하는 내용과 달리, 실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짙게 깔려 있다.

수치로 드러난 온실가스 감축 실패

가장 뼈아픈 지점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의 실패다. 기후부 산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가 배출량 추이를 분석했을 때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8.5%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부문의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는 현재의 감축률을 4~5배 이상 끌어올리지 못하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장관은 감축 지연의 원인을 설명하며 향후 계획을 약속했으나, 구체적인 이행 전략 없이 재생에너지 100GW라는 막연한 수치만 반복하고 있어 그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기후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서도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면 기후부로서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어렵다.

환경 보전 기능의 약화와 구조적 결함

환경 보전이라는 본연의 역할에서도 기후부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 장관 스스로도 지난 1년간의 정책 중 녹조 대응을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으나, 이는 이미 해결책이 마련된 4대강 보 철거 문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에너지 갈등과 탄소 감축을 한 부처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기후부 신설을 설명했으나, 현실은 달랐다. 부처 내부의 갈등을 조율하기는커녕, 핵발전이나 송전탑 건설, 신공항 건립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지역 주민들이 기후부를 상대로 투쟁을 벌이고 있다. 3대 메가프로젝트가 강행되는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심사 기능이 무력화되고 있음에도, 기후부는 이를 방조하거나 오히려 퇴행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후부와 환경부의 분리 필요성

이러한 혼란의 책임은 김 장관에게도 있지만, 근본적인 구조적 결함에서 기인한다. 이 대통령은 당초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공약했으나, 시민사회의 우려를 뒤로하고 환경부를 확대 개편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정책까지 떠맡기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기존의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산업부가 기후에너지 사업을 주도하며 환경 보전 기능까지 억누르는 구조가 고착화되었고, 이는 정부의 '그린워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는 기후에너지부와 환경부를 분리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기후에너지부는 산업부와 협력해 화석연료 퇴출과 K-GX 추진에 집중하고, 환경부는 환경 보전을 위해 기업 및 타 부처와 대립할 수 있는 독립적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잘못 끼워진 단추를 바로잡는 것만이 현재의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