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석'과 중국 '중추절', 왜 결정적으로 다른가
추석이 다가오면 중국 누리꾼들이 한국이 중국의 명절을 훔쳤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다시 불거진다. 그러나 두 명절은 겉보기엔 음력 8월 15일이라는 날짜만 일치할 뿐, 그 이면의 기원과 의미, 그리고 대표 음식까지 완전히 다른 문화적 명절임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기원과 의미의 차이
한국의 추석은 한 해 동안 농사꾼들이 흘린 땀과 노동을 통해 얻은 결실에 감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통해 뿌리와 가족의 연속성을 확인하는 것이 추석을 지내는 핵심이다. 반면 중국의 중추절은 보름달을 향해 제사를 지내며 가족의 화합과 안녕을 기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같은 날짜를 공유한다 해도, 한국은 농사 감사와 조상 숭배를, 중국은 달 제사와 가족 화합을 중시하는 점에서 두 명절의 정체성은 완전히 분리된다. 날짜의 겉모습만 닮았을 뿐, 그 안에 담긴 철학과 의례는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대표 음식의 차이
명절을 상징하는 음식 또한 두 명절을 가르는 또 다른 기준이 된다. 한국 추석을 대표하는 송편은 반달 모양으로 빚어내며, 그 곡선美가 가을 하늘의 달을 연상시킨다. 중국 중추절에는 보름달의 모양을 그대로 본뜬 월병이 나눠 먹으며, 둥글고 완전한 형상으로 가족의 화합을 상징한다.
반달과 보름달, 곡식과 달을 닮은 두 음식은 겉보기엔 달이 떠오르는 명절임을 공유하듯 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그 의미와 형태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음식을 통해 두 명절의 문화적 정체성이 어떻게 다른지를 엿볼 수 있는 셈이다.
문화 패권주의 논란과 존중의 필요성
최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가 한국 팬들을 위해 추석 기념 영상을 게시하자, 이를 계기로 중국 누리꾼들이 자국 문화를 훔쳤다고 강하게 반발한 사례를 지적했다. 당시 중국 매체 '텐센트 뉴스' 등도 이를 보도하며 중국 내 비판 여론을 거들기도 했다.
서 교수는 중국 누리꾼들이 문화 패권주의적 발상을 멈추고 한국의 고유 명절을 인정하며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먼저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자신들의 문화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결국 두 명절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첫걸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