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인세대,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돌보며 끼어든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시 중장년 삶의 질 지표' 측정 결과를 발표하며 중장년층의 상당수가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돌보며 부담에 시달리는 양상을 확인했다. 이 지표는 계봉오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40세부터 64세까지의 중장년 2058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온라인 실태조사를 실시해 집계된 수치다.

조사 결과 서울 중장년의 88.1%가 부모나 자녀 중 한 쪽 이상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돌보는 '끼인세대'는 전체의 48.4%에 달했으며, 특히 50세부터 54세 사이의 연령대에서는 이 비중이 62.1%까지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삶의 만족도, 소득보다 관계와 주거가 더 큰 변수

지표에 따르면 서울 중장년의 삶의 만족도는 취업 여부보다 혼인상태, 소득 수준, 주거 점유형태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자와 미취업자의 만족도 격차는 단 0.06점에 불과했으나, 혼인상태 기준으로는 0.57점, 소득 수준 기준으로는 0.65점의 차이가 발생했다. 주거 점유형태 기준으로는 격차가 0.69점까지 벌어지는 등 관계와 주거 환경이 삶의 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다만 소득이 높아도 만족도가 무조건 함께 오르는 것은 아니었다. 소득에 만족하는 서울 중장년 가구는 전체의 20.9%에 불과했으며, 소득 상위 4분위에서도 만족한다는 응답은 21% 수준에 그쳤다.

정책 수요와 체감의 간격, 참여 의향도 낮다

중장년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63.9%에 달했으나, 실제로 도움을 느꼈다는 비중은 22.6%로 조사돼 정책 수요와 체감 사이에서 큰 간격이 드러났다. 필요성 인식은 높았지만 참여 의향은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시간·접근성·정보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부 요구 사항은 사회공헌 일자리 연계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77.7%로 가장 높았으며, 운동·신체활동 프로그램 확대는 75.7%, 취업훈련·재취업 지원 및 상담 필요성은 75.6%, AI·디지털 역량교육을 원한다는 응답은 73.3%에 달했다.

계 교수는 "같은 중장년이라도 누구와 어디에서 살고, 누구를 돌보는지에 따라 삶이 크게 달라진다"며 "이번 지표가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정책을 연결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