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기록까지 넣는 'AI 사주' 열풍

수년간 넷플릭스에서 본 영화와 드라마를 인공지능에 입력하면 어떤 응답이 돌아올까. 최근에는 시청 기록을 토대로 남은 올해의 운세를 예측하거나, 10년 뒤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는 새로운 활용법이 등장하고 있다. 생년월일을 입력해 사주를 보던 방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개인의 디지털 흔적까지 AI에 맡겨 성향과 미래를 들여다보는 '자기 탐색' 놀이가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용자의 시청 기록을 활용해 운세와 10년 뒤 모습, 취향 등을 분석할 수 있는 프롬프트를 공유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용자는 브라우저의 프로필을 통해 축적된 전체 시청 기록을 한 번에 내려받을 수 있다. 오랫동안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수년에 걸쳐 시청한 영화, 드라마, 예능 등의 기록이 한꺼번에 담긴다. 해당 내용을 엑셀 파일로 첨부한 뒤 '시청 기록을 바탕으로 남은 2026년 운세를 봐달라', '10년 뒤 내 모습을 상상해달라', '시청 기록으로 연상되는 내 모습을 그려달라'고 요청하면 원하는 응답을 얻을 수 있다.

젊은 층 중심으로 확산되는 점술 소비

이 같은 흐름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AI 사주'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최근 X(옛 트위터)를 비롯한 SNS를 활용해 사주나 점성술을 보는 방법과 프롬프트를 공유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젊은 세대일수록 점술을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점술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점술 콘텐츠를 접한 경험은 20대가 71.0%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고, 10대도 62.5%에 달했다. 점술 콘텐츠를 접한 경로로는 유튜브가 60.4%로 가장 높았다. 별도의 전문 지식 없이도 사주나 점성술을 손쉽게 풀이할 수 있다는 점이 이를 활용하는 주된 요소로 보인다.

다양한 점술 방식과 이용 동기

분석 대상도 사주명리학에 국한되지 않는다. 챗GPT에서는 자미두수나 서양 점성술은 물론,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태국 점성술 등을 활용하는 프롬프트도 공유되고 있다.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간, 양력·음력 여부, 성별, 출생 지역 등을 입력하고 사주명리학에 따라 풀이하도록 하거나, 만세력 등 사주 조회 앱에서 자신의 명식을 확인한 뒤 캡처 화면을 AI에 첨부해 해석을 요청하면 성향이나 재물운, 직업운, 연애운 등에 대한 풀이를 곧바로 받아볼 수 있다.

점술을 찾는 배경에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심리적 안정이나 판단의 실마리를 얻으려는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점술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된 이유로는 '불안감 해소'(54.2%), '방향성에 대한 정보 획득'(33.8%), '단순 호기심'(32.1%)이 꼽혔다. 생성형 AI가 기존 점술보다 접근성이 높은 데다, 이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질문을 바꾸거나 결과를 반복해서 받아볼 수 있다는 점도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오락 콘텐츠로 접근해야 할 이유

챗GPT가 제시하는 사주나 점성술, 성격·미래 분석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예측이 아닌 만큼 오락 콘텐츠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같은 정보를 입력하더라도 AI 모델이나 프롬프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년월일과 출생시간, 시청 기록 등 개인정보를 입력할 경우, 각 AI 서비스가 해당 데이터를 어떻게 이용하고 보관하는지 확인하는 등 이용자의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