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하와이에서 차세대 스마트글래스의 현재와 미래 공개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24일(현지시간)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6' 데모 룸은 퀄컴의 차세대 칩셋이 실용화된 스마트글래스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이곳에서 공개된 스마트글래스는 안경을 쓴 채 눈앞의 사물을 바라보며 "이건 물병입니다"라는 답변을 즉시 들려주었다. 사용자는 "이게 뭐야"라고 물으면 귓가에서 즉각적으로 정답이 돌아오는 방식이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이 모든 응답이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내부에서 온전히 처리됐다는 사실이다. 즉, 외부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온디바이스 AI가 일상을 완벽하게 뒷받침하는 순간이었다. 이는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디바이스의 핵심 경쟁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손 제스처만으로 조작하는 마법사 같은 몰입감

스마트글래스의 조작법은 매우 직관적이다.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 물리 버튼을 가볍게 누르면 사진이 찍히고, 이후 해당 피사체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 음성으로 답이 돌아온다. 물병을 넘어서 현장에서 나눠준 트레이딩 카드의 색깔을 묻자 "파란색"이라는 명확한 답변이 즉시 제공됐다.

이 기술의 기반에는 1비트 단위로 모델을 압축해 메모리 장벽을 깬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지아드 아스가르 퀄컴 수석 부사장은 전날 기조연설에서 "1비트 모델 기술은 시각 장애인에게 주변 환경과 사물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해 줌으로써, 그들이 어려운 상황을 안전하게 헤쳐 나가도록 돕는 강력한 혁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글래스는 마법사가 된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별도의 물리적 컨트롤러 없이 오직 손바닥과 손가락 제스처만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빈 손바닥을 펼쳐 바라보면 허공에 메뉴 창이 떠오르고, 검지와 엄지로 살짝 꼬집는 모션을 취하면 원하는 앱이 선택된다.

데모로 준비된 해리포터 게임을 실행하자 눈앞에 해리의 올빼미 '헤드위그'가 나타났다. 헤드위그를 향해 오라고 손짓한 뒤 오른팔을 길게 내밀자, 실제 팔 위에 올빼미가 사뿐히 내려앉았다. 물리적 현실과 디지털 그래픽이 정교하게 결합해 영화 속으로 직접 들어가 주인공이 된 듯한 짜릿한 경험을 제공했다.

공간 컴퓨팅, 안경 하나로 완성

스마트글래스를 통해 '공간 컴퓨팅'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안경을 착용하자 텅 빈 현실 공간 위에 거대한 가상 다중 모니터가 선명하게 펼쳐졌다. 여러 개의 웹 브라우저와 동영상 화면을 허공의 원하는 위치에 고정(핀업)해두고 고개를 돌릴 때마다 자연스럽게 작업 화면을 오갈 수 있었다.

일반 뿔테 안경과 크게 다르지 않은 외관과 가벼운 착용감을 유지하면서도, 여러 개의 고해상도 화면을 띄운 채 머리를 빠르게 움직여도 화면 끊김이나 어지럼증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무거운 연산과 공간 트래킹(추적)을 매끄럽게 소화하는 스냅드래곤 칩셋의 최적화 성능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스냅드래곤의 무대는 이제 사용자 눈앞으로 옮겨왔다. 안경 하나로 공간 컴퓨팅을 압축한 3종의 스마트글래스가 공개되며,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폼팩터 주도권 역시 퀄컴 스냅드래곤 생태계가 쥐고 있음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