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첫 추석, 광주 정치권은 '800조 반도체'와 '의대'로 민심 읽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첫 명절인 추석을 맞아 지역 정치권은 SNS를 통해 민심을 전달했다.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대한 기대감,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국립의대 신설 갈등, 치솟은 물가에 대한 시름 등 다양한 현안들이 화두로 떠올랐다.

'통합 원년'의 여정, 800조 반도체로 미래를 기대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7월 1일 출범 이후 석 달 가까이 치열하게 달려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통합을 행정의 경계와 겹쳐 있던 조직·기능, 오래 익숙해진 방식들을 풀어내고 새롭게 짜는 과정이라고 규정하며, 지금 뿌린 씨앗들이 시민의 삶에서 열매 맺도록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 설에는 지금보다 더 분명한 변화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미래 먹거리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반도체 산업이다. 정진욱 국회의원(동남갑)은 당 지도부의 뜻을 받아 호남 반도체 투자 '현장 실행점검 추진 TF 단장'을 맡았으며, 800조 원 투자 유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군공항이 있는 광산구를 지역구로 둔 임문영 의원은 반도체 팹이라는 큰 기회를 차질없이 준비해 광산의 확실한 변화를 만들겠다고 힘을 보탰고, 양부남 의원(서구을)도 지역 핵심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 산업을 집권 여당의 힘으로 추진하겠다며 '여당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해결되지 않은 뜨거운 감자들, 의대와 섬박람회

기대감 이면에는 여전히 해묵은 갈등이 남아 있었다. 국립의대 신설 문제는 연휴 기간에도 지역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현안이었다. 김원이 의원은 서남권 주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뛰겠다고 의지를 다졌고, 김문수 의원은 순천대 유치를 재차 강조하며 의료 공백을 덜 수 있는 순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가처분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연휴 민심에도 반영된 셈이다. 2026년 개막한 여수세계섬박람회도 화두였다. 여수가 지역구인 조계원 의원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고 하며 박람회장 방문을 권했다.

국회도서관 광주관 후보지 문제로 현직 국회의원과 지역 구청 간 갈등이 불거졌다. 정진욱 의원은 옛 보훈병원 부지 7800평 가운데 국회가 요구하는 도서관 부지 4200평을 제외한 3600평을 매각하면 남구 부채 379억원을 갚고도 남으며, 도서관 유치와 부채 상환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남구청이 대안으로 제시한 송암공원은 도서관이 들어서기 어려운 험준한 산이라며 실현불가능한 후보지라고 비판했다.

전통시장에서 확인한 무거운 민심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가장 많이 향한 곳은 전통시장이었다. 안도걸, 정진욱, 조인철, 신정훈, 정준호 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은 상인들과 손을 맞잡았지만 무거운 민생 경제의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정준호 의원은(북구갑) 예년보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며 무거운 마음을 토로했고, 신정훈 의원은(나주·화순)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도 하락을 걱정하는 말씀부터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답답함, 당 내부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쓴소리까지 들었다며 연휴 밥상머리의 냉정한 민심을 전달했다. 박지원 의원은 해남과 완도 곳곳의 마을 잔치 노래자랑에 직접 참여하고 주민들과 삼겹살 파티를 하는 등 '민생 밀착형' 행보를 보였다. 그러면서 난대수목원, 고속도로 등 지역 숙원사업 진행 상황을 챙기고, 유시민 작가를 향한 비판의 글을 SNS에 올리는 등 '노련한 정치 9단'의 면모를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