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파트 주차장서 '야차룰' 격투, 10여명 특수폭행 혐의로 조사
제주서부경찰서는 최근 제주도 내 10대 무리들이 보호장비 없이 맨손으로 격투를 벌이는 이른바 '야차룰'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 사건은 신종 학교폭력으로 확산되면서 지역 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 제주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10시께 제주시 노형동 소재 아파트 주차장에서 10대 A군과 B군이 '야차룰' 싸움을 벌여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현장에는 중학생 일행 등 10여명이 함께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출동하자 A군과 B군을 포함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도망쳤고, 2명만 붙잡혔다. 현장에 있던 학생들도 공범으로 간주돼 특수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직접 폭행에 가담하지 않더라도 싸움 발생을 예상하거나 인지한 채 현장에 있거나 위협적인 태도를 보인 경우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학생들을 모두 특정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제주에서는 이와 같은 10대 간 야차룰 사건이 최소 1~2건 정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SNS·유튜브 콘텐츠로 확산된 '야차룰'
'야차룰'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서 소비되는 영상 콘텐츠다. 일부 성인 유튜버들이 야차룰 영상을 게재하고, 10대들이 이를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9월19일께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공원에서 10대 청소년 2명이 야차룰 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또래 학생들이 싸움을 부추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지난 5월 충북 청주시에서는 20대 여성이 10대 여성 2명과 야차룰을 연이어 벌이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A(20대·여)씨 등이 배후에서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을 숨지게 한 10대 2명은 폭행치사 혐의, 종용한 A씨 등은 폭력행위처벌법 상 공동강요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제주·교육기관, 예방 캠페인 전개
야차룰이 성행해 신종 학교폭력으로 확산되면서 제주 경찰과 교육기관 등이 예방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이달 22일 제주중앙중학교에서 제주도교육청과 제주 YWCA(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 유관기관 및 협력단체와 함께 '야차룰 금지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전개했다.
경찰은 이날 등굣길 학생들에게 학교폭력 예방 리플릿과 홍보물품(학용품 등)을 배부하고 학생들의 직접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서부서 관계자는 "야차룰은 놀이가 아닌 엄연한 범죄"라며 "사전에 합의를 했다 하더라도 처벌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함께 있던 학생들 또한 특수폭행으로 연루될 가능성이 높고, 야차룰을 촬영해 온라인에 유포하는 행위 또한 2차 가해로 처벌될 소지가 다분해 절대 동조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폭력 행위를 목격할 시 즉시 경찰에 신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