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구루병부터 난치성 우울증까지 치료 문턱 낮춘다

다음 달 1일부터 저인산혈증성 구루병과 골연화증을 포함해 제1형 원발성 고옥살산뇨증, 난치성 뇌전증, 치료저항성 우울증, 그리고 담관암 치료제 등 총 5종의 약제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 같은 희귀·난치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 방안을 29일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 치료 접근성이 낮았던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우선 '크리스비타주사액'의 급여 대상이 기존 소아 환자에서 성인까지 대폭 확대된다. 인산 부족으로 인해 뼈가 약해지거나 성장이 저해되는 저인산혈증성 구루병 및 골연화증은 인구 100만 명당 환자가 6.7명에 불과한 희귀 질환이다. 기존에는 성인이 된 환자들이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치료를 중단하거나, 성인기에 발병한 경우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으나 이번 확대로 연속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유전자 결함 질환 및 고위험 우울증 환자 지원 강화

유전자 결함으로 간 내 옥살산 대사에 문제가 생기는 '제1형 원발성 고옥살산뇨증' 치료제인 '옥스루모주'도 새롭게 보험권에 진입한다. 인구 100만 명당 1~3명꼴로 발생하는 이 질환은 체내 옥살산 과다 생성으로 인해 혈뇨, 결석, 신장 석회화 등을 일으키며, 심할 경우 만성 신질환이나 말기 신부전으로 악화될 수 있다. 그간 이식 외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으나 이번 급여 적용으로 선택지가 넓어졌다.

기존 항우울제를 2개 이상 복용했음에도 차도가 없는 중등도 이상의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를 위한 '스프라바토나잘스프레이'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다. 국내 성인 우울장애 유병률 5% 중 최대 30%가 이 유형에 해당하며, 이들은 일반인보다 자살 위험이 최대 20배, 일반 우울증 환자보다 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전증 환자 중 약 30%가 기존 약물로 발작 조절에 실패하는 문제를 고려할 때, 국산 신약 '엑스코프리정'의 급여 적용은 환자들의 약제비 부담과 해외 수입에 따른 불편을 동시에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담관암 치료 선택지 확대 및 환자 권익 보호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관암 환자를 위한 '팁소보정' 역시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담관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고 전이가 빨라 5년 상대생존율이 29.0%로, 전체 암 평균인 73.7%에 비해 현저히 낮다. 특히 환자의 10~20%는 특정 유전자 변이로 인한 단백질 생성 문제를 겪는데, 그동안 1차 치료 이후 사용할 수 있는 보험 적용 표적항암제가 부족했던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확대 조치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부족했던 희귀질환자와 기존 약물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난치질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기회가 보장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