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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쿠팡 내부 이메일 확보…김범석 의장, ‘전시 지도자’ 글 핵심 경영진에 공유”

MBC “쿠팡 내부 이메일 확보…김범석 의장, ‘전시 지도자’ 글 핵심 경영진에 공유”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이 핵심 경영진에게 ‘전시(戰時)형 리더십’을 다룬 글을 공유하며, 조직 운영 방식으로 해고 전담 조직 구축, 의도적 욕설 사용, 갈등 증폭 같은 표현이 담긴 내용을 전달했다는 내부 문건을 MBC가 확보해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MBC가 확보한 쿠팡 내부 이메일 가운데 김 의장이 2020년 3월 ‘쿠팡 리더십 팀’(핵심 경영진 모임)에게 보낸 메일에는 “전시 상황의 지도자”, “쿠팡 문화를 지키고 알릴 수 있는 지도자” 등의 평가 기준이 제시돼 있다. 이어 “잘못된 행동을 참지 않고 공개적으로 처벌해 조직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지” 등 구체 항목이 덧붙었다.

김 의장이 말한 ‘전시 상황 지도자’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2019년 1월 초 같은 수신자들에게 보낸 다른 이메일에서 더 명확히 드러난다고 MBC는 전했다. 해당 이메일에서 김 의장은 실리콘밸리 투자자가 쓴 ‘평시 지도자 대 전시 지도자’라는 글을 공유했고, 이 글에는 전시형 지도자상으로 “해고를 위한 인사 조직을 구축한다”, “때로 의도적으로 욕설을 쓴다”, “정상적인 어조로 말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완전히 무관용적이다”, “갈등을 의도적으로 증폭한다”, “의견 불일치를 용납하지 않는다” 등 표현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MBC는 이를 두고 “시장 경쟁을 전쟁에 비유하며, 노동자를 언제든 해고할 수 있는 대상으로 전제하고, 욕설과 갈등 조장까지 감수해 조직을 장악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핵심 경영진에게 공유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문건들은 쿠팡에서 해고된 뒤 회사와 소송 중인 미국인 전 임원이 내부 문서들을 법원에 제출하거나 언론에 제보하는 과정에서 외부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직 임원은 “김 의장이 실제 직원들에게 욕설을 했고, 관련 내용이 기사화됐지만 로비로 삭제됐다”고 주장했다고 M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