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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대(對)한 승리” 잇단 선언…美는 ‘광물·제련’, 英은 ‘서비스·데이터’에 방점

미·영 “대(對)한 승리” 잇단 선언…美는 ‘광물·제련’, 英은 ‘서비스·데이터’에 방점

미국과 영국이 최근 각각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투자,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 타결을 두고 “거대한 승리(massive win)”, “막대한 승리(huge win)”라고 표현하며 자국 성과를 강조했다. 우리 정부도 한·영 협정과 관련해 자동차 수출 확대 기대를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같은 사안을 두고도 각국이 ‘승리’로 규정하는 지점이 서로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에 고려아연의 미국 테네시주 제련소 건설 소식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거대한 승리를 또 안겨줬다”는 취지의 성명을 올렸다. 원문은 미국이 이를 ‘승리’로 평가하는 배경으로, 제조업 기반이 되는 전략 광물 확보를 경제안보 핵심 가치로 보는 기류를 들었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들어 광물·자석 관련 기업 지분 확보 움직임을 이어왔고, 고려아연 투자와 관련해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한 지분 확보 가능성이 거론된다. 테네시주 지역매체 ‘테네시 룩아웃’은 지난 18일 미 연방정부(전쟁부)가 테네시주 제련소 사업 지분 40%와 고려아연 글로벌 사업 지분 5%를 확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원문은 전했다. 다만 국내에선 해당 투자가 정당한 사업 판단인지, 경영권 분쟁과 맞물린 무리한 결정인지 등을 둘러싼 이견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도 같은 날 한국과의 FTA 개선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영국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막대한 승리”라고 공식 발표했다. 원문은 우리 산업통상자원부가 협정 타결을 자동차 수출 확대 신호로 해석한 점을 함께 전했다. 산업부는 자동차(관세 10%)의 무관세 혜택 조건과 관련해, 기존 ‘역내 부가가치 55%’ 기준이 ‘25%’로 완화되는 내용을 강조했다.

원문은 ‘서로의 승리’ 주장이 엇갈리는 이유로 승리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자동차 등 재화(상품) 중심 수출에서 기대감을 드러낸 반면, 영국은 디지털·금융·법률 등 서비스 무역과 데이터 이동 규정 완화에 의미를 둔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정부 자료에는 보험업계가 “한국 시장에 보험 상품을 직접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취지의 평가가 포함됐다고 원문은 전했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협상에서 서비스 무역 관련 함의를 짚으며, 고객 데이터의 현지 저장 의무를 제한하는 조항과 소프트웨어 코드 접근 강제 요구를 금지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고 원문은 소개했다. 이는 영국 로펌·회계법인·기술 기업 등 서비스 업종의 양국 동시 사업 운영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원문은 결론적으로 미국은 제조업 기반(전략광물·제련) 강화, 영국은 서비스·디지털 규범 기반 강화라는 각자의 목표를 ‘승리’로 규정했다고 해석했다. 반면 한국은 상품 수출 강점이 있는 반면 서비스 무역에서는 구조적으로 약점이 있어, 같은 국면에서도 체감 성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