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특사’에 루이지애나 주지사 임명…덴마크 “영토 존중”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그린란드 특사’로 임명했다. 덴마크는 즉각 “덴마크 왕국의 영토 보전이 존중돼야 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미·덴마크 간 그린란드 갈등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고 있다”며 랜드리 주지사의 역할이 “안전과 안보, 동맹과 세계의 생존을 위한 미국의 이익을 증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랜드리 주지사도 엑스(X)에 “그린란드를 미국의 일부로 만들기 위해 봉사하게 돼 영광”이라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 다만 특사의 구체적 역할과 권한은 공개되지 않았다.

덴마크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특사 임명이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 관심을 보여준다”면서도,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덴마크 왕국의 영토 보전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외신은 덴마크가 주덴마크 미국 대사를 초치(소환)해 설명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번 인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의지를 반복적으로 밝혀온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그린란드 미군기지 방문과 “덴마크가 그린란드 안보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도 갈등을 키운 바 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덴마크 정보당국은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뜻을 관철하기 위해 경제력을 ‘힘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동맹국을 상대로도 군사력 사용을 위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한 것으로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