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유통업계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 장기화, 경쟁 심화가 겹치며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중소 플랫폼은 물론 대형 유통사까지 생존 위기에 내몰렸고,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산업 전반의 신뢰도에도 균열이 생겼다. 백화점과 면세점 업계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대형마트 위기의 상징으로는 홈플러스가 꼽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9개월째 회생 국면에 머물러 있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다섯 차례 연장돼 이달 29일이 최종 시한으로 잡혔지만, 본입찰에 단 한 곳의 인수 후보도 나타나지 않으면서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가장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달 말 약 3370만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드러난 이후, 소비자 불안과 불신이 확산됐다. 피해 구제 방안이 지연되면서 정치권과 수사기관까지 나서 압박 수위를 높였고, 국회는 이달 말 관련 연석 청문회를 예고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실적도 부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고, 편의점 매출도 0.5% 줄었다. 오프라인 유통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5년 만이다. 다만 하반기 들어 편의점은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과 상품 전략 조정으로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백화점 업계는 고급화와 체험형 콘텐츠 강화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했고,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대규모 럭셔리 패션관을 열어 체험형 소비 공간을 확대했다.
면세점 업계는 관광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올해 1~10월 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16% 이상 줄었고, 이에 따라 인력 감축과 점포 철수가 이어졌다. 시내 면세점에 이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도 일부 사업자가 철수하며 구조조정이 가속화됐다.
이커머스 구조조정도 잇따랐다. 위메프에 이어 인터파크커머스가 파산했고, 티몬은 인수 이후에도 결제망 문제로 재오픈이 지연되고 있다. 반면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출범은 국내 셀러의 글로벌 진출을 겨냥한 새로운 재편 신호로 해석된다.
유통업계는 올해를 기점으로 성장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생존과 효율 중심의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비용 구조와 소비 위축, 신뢰 리스크까지 겹친 상황에서 내년은 유통 기업들의 체질 전환 성과가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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